2023. 12. 6. 요약생활 128

수요일, 비 출근 전에 <불안한 현대사회>를 읽었다. 출근길에 검정치마와 유재하의 1집을 들었다. 해야 할 일이 꽤 됐는데, 다 마치지 못한 하루였다.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건지 몸이 좋지 않았다. 퇴근길에 사야 할 것들을 겨우 샀는데, 그마저도 몇 개는 놓쳤다. 갓또와 재미나게 놀았다. 갓또도 우리와 시차적응 중이다. 모처럼 플라톤 <국가>를 꽤나 자세히 읽고 있는데, 깊다. 독서모임에서…

2023. 12. 5. 요약생활 127

화요일, 맑음 11월 19일 결혼하고 20일에 신혼여행을 출발해 12월 4일에 돌아왔다. 돌아와서 오늘 처음으로 출근했다. 회사 사람들은 여전히 내게 친절하고, 나는 일상에 만족한다. 출근길 내내, 출근한 뒤에도 오전 내내 한 일은 결혼을 축하해줘서 감사하다고, 신혼여행 잘 다녀왔다고 80여 명의 사람들에게 인사한 일이었다. 주된 인삿말은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는 것이었다. 새로 태어난 김에 새로운 삶을 살기로 했다.…

혼인서약

당신을 아내로 맞아 제 삶은 완성됐습니다.당신을 남편으로 맞아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신랑 최재영, 신부 김지원은수많은 증인 앞에서 결코 거두지 않을 약속을 합니다.아름다운 것들을 만드는 아내를 위해,아내를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주겠습니다.철학을 공부하고 지적세계를 탐구하는 남편을 위해,리액션이 좋은 프로경청러가 되겠습니다.가족을 위해 힘써 일하고 아내 품에 안겨 쉬겠습니다.언제나 두 몸 안에 한 마음을 사랑의 끈으로 묶겠습니다.우리의 사랑은 지금의 약속으로…

내 조카, 의준에게

의준아, 너는 오늘 사람이 됐다. 나도 너의 탄생으로 삼촌이 됐다. 너를 둘러싼 모두가, 너를 만나기 전의 무엇에서, 너를 만난 이후의 무엇으로 변신했다. 세상이 통째로 변했다. 너를 만나려면 일곱 가지 벽을 갈라야 한다. 의사는 나의 누나의 배에 메스를 댔다. 가장 처음, 피부를 갈랐을 것이다. 다음으로 지방층을 갈랐겠지. 그 다음은 근막을, 그리고 근육을 갈라야 한다. 장막을 가르고…

2023. 10. 22. 요약생활 126

Domenica, tempo è bello. Jiwon e io abbiamo incontrato amici italiani. Era per consegnare loro la lettera. Jiwon e io ci sposeremo questo novembre. Volevamo farglielo sapere di persona. Ci siamo divertiti a mangiare la pizza sulla riva del fiume. Una delle amiche, Giulia, ha preparato la frutta per il picnic. Quando abbiamo consegnato loro…

2023. 10. 18. 요약생활 125

수요일, 맑고 일교차 큼 저지른 잘못은 어떻게 만회하나? 회복은 불가능하다. 벌어진 일은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만회는 늦다. 제때 하는 만회는 결코 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늦으면 늦는 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만회는 완전한 회복이 될 수 없다. 다만 그걸 알고 만회를 시도하면 죄인은 자기 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반성은…

2023. 10. 17. 요약생활 124

화요일, 맑고 일교차 큼 나의 잘못을 다시 생각한다. 나는 반성한다. 무엇이든 보여야 있다. 나의 잘못은 내게 너무도 선명하다. 내 잘못을 반성하는 일은 내 잘못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데 있다. 이미 저지른 잘못을 보면서, 새로운 잘못을 낳지 않는 것. 반성은 잘못에 존재를 의탁한다. 나는 반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의 반성을 보지 못한다. 내가 내 잘못을 모조리 드러내지 않는…

2023. 10. 9. 요약생활 123

월요일, 비온 뒤 갬 ἔστω δὴ αἰσχύνη λύπη τις ἢ ταραχὴ περὶ τὰ εἰς ἀδοξίαν φαινόμενα φέρειν τῶν κακῶν, ἢ παρόντων ἢ γεγονότων ἢ μελλόντων, ἡ δ᾽ ἀναισχυντία ὀλιγωρία τις καὶ ἀπάθεια περὶ τὰ αὐτὰ ταῦτα. 부끄러움은 다가오는, 일어나는, 일어날 악행이 낳는 현상에 대한 짐작 안의 것들에 대한 어떤 혼돈으로 겪는 고통이다. 무시와 어떤 무감정…

희망온도 18도라는 기우제

photo by Sarah Heilbronner 덥다고 에어컨 희망온도 18도로 설정하는 사람을 나는 깊이 믿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사물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다. 현재에 매몰돼 미래를 상상하지 못한다. 분별력이 없다. 더위를 빨리 식히려면 희망온도가 아니라 풍량을 조절해야 한다. 희망온도는 특정 온도를 기준으로 온도를 낮추는 강도로 작동할지/유지할 정도로만 작동할지를 결정한다. 희망온도까지 얼마나 빨리/느리게 도달할지를 조절하는 건 풍량이다. 에어컨이 허용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