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은 설명할 수 없던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불합리한 것의 합리화. 계몽을 통해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따지고 보면 신화와 비슷한데, 인간은 신화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자연을 지배할 수 있었다. 모든 계몽에는 그 안에 불합리함이 담겨 있다. 그 불합리함을 보지 못하는 건, 나만 언제나 옳다는 편집증적 정신이다. 그래서 계몽은 신화가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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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스토리
휴가를 받아 쉬고 있다. 오랜만에 긴 호흡으로 과학의 바다를 탐험하는 중. 사물세계를 관통하는 규칙을 찾는 일도 결국은 인간이 한다. 겸손함이 세상을 나아가게 만든다. 겸손한 마음씨를 가진 똑똑한 사람들이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었던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들의 겸손함이 없었다면 세상은 아주 다른 방향으로 갔을 것이다. 나는 그 방향이 좋은 방향일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
이번에 국회미래연구원에서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인사이트 너무 좋다. 제목은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 할 국회」.언어와 정치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전제 위에,국회에서 '국가'와 '국민'이라는 단어를 애용한 역사를 살펴보고,국민과 시민, 국가와 정부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으니 적절하게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짧은데, 내용이 충실하다.헌법의 언어도 분석하고, 의회에서 씀직한 단어들의 기원도 설명한다.독일 의사당의 지붕이 투명해 누구나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편견이란 무엇인가
편견이란 무엇인가(The Place of Prejudice) 읽는 중.여러 가지로 놀랄 만한 글이다. 서문까지 읽으면서 놀란 점 주제가 골때리게 참신하다 (편견에 대한 편견 깨기)참고한 문헌들의 깊이와 범위가 상당하다 (플라톤부터 가다머까지)서문을 아주 정교하고 근면하게 썼다 (약 30페이지)거대하고 복잡한 담론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재능이 탁월하다 (이름만 들어도 두려운 철학자들을 쉽게 설명한다)작가 아담 샌델이 마이클 샌델의 아들이다 (부전자전도 일종의 편견일 테니까…)…
경영철학과 기업문화
여러 기업의 채용사이트를 기웃거리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소위 '뜬다'고 평가 받는 몇몇 기업들이, 특정한 책을 마치 마케팅하듯이 회사의 문화와 연관지어 공개하거나, 그 책을 읽었는지 여부를 평가 요소에 반영하겠다고 공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에서 나는 경영철학이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이름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뜻이 있었다 과거에는 철인왕 같은 지도자가 각광받았다. 다소 논란의 여지는…
2021. 4. 2.-3. 요약생활 2, 3
2021. 4. 2. 생일이다. 여자친구 공방에 들러 함께 시간을 보냈다. 초와 풍선, 멕시칸 음식과 회, 와인과 백세주를 준비해주었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를 기쁘게 했다. 축하 연락을 해준 사람들을 헤아려보니 대략 50여 명 정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한 명 한 명 정성들여 감사를 표했다. 작년까지만해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썩…
내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그런데 꼭 내가 요리사가 되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무엇이 맛있는지, 어느 집이 잘 하는지만 알면 되지."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1년 동안 철학 공부에 매진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모든 선택이 그러하듯이, 결심은 충동적이었고 설득은 논리적이었다.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쌓아놓은 책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절간에 들어가 두문불출하고 책만 읽다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