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
생일이다. 여자친구 공방에 들러 함께 시간을 보냈다. 초와 풍선, 멕시칸 음식과 회, 와인과 백세주를 준비해주었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를 기쁘게 했다. 축하 연락을 해준 사람들을 헤아려보니 대략 50여 명 정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한 명 한 명 정성들여 감사를 표했다. 작년까지만해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썩 반갑게 대하지 못했다. 내가 행복한 곳에 있으면 사람들에게도 살갑게 대할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논문 한 편을 읽었다. 빨리 읽어야 할 것들이 (물론 매우 많지만), 논문 한 편 더, 책 두 권 있다. 원래 마음은 어제까지 모두 다 읽어보리라 당차게 다짐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무계획적 계획을 짜는 게 내 특징이지 싶다. 그런 계획은 의미없으니, 차라리 계획이 없다고 말하는 게 낫다. 다음 주에는 해야 할 과제가 두 개, 읽어야 할 게 세 개, 준비해야 할 모임이 세 개다. 시간을 잘 배열해야 한다.
2021. 4. 3.
매번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관점이 잡혀야 이해가 빠르다. 이번 주에 읽은 책은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시간이 많지 않아서 뒷부분은 흘려 읽었다.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논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지만 당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책을 쓰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다 읽고 나서 단지 “흥미로웠다”고만 평할 뿐이다. 이게 유아적 수준의 독서다. 책을 눈에 담았다고 독서가 되는 건 아니다. 내용이나 구조를 외우려 들지 말고, 왜 이 이야기를 꺼낸 건지 탐구해야 한다.
독서모임을 준비하느라고 세 시간만 잤다. 술을 꽤 마신 채로 잠을 적게 자니 괴로웠다. 다시 읽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