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보조원으로 국회에 출근한 첫 날이다. 입법보조원은 말하자면 보좌관이라는 최종 테크를 타기 위한 기초 직업이다. 테란으로 치면 마린, 메이플로 치면 초보자다. 건물에 들어서는 법부터, 점심에 밥 먹는 법까지 하나하나 배웠다. 아주 인상적인 건, 매순간 생각할 것들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감시와 통제로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가? 공무원의 주기적 방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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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란 무엇인가 (1)
조직문화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그런데 조직문화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조직문화가 소위 MZ세대를 위해 직급파괴, 파격적인 승진, 상사의 간섭을 받지 않을 자유 보장, 풍성한 사내복지, 적게 일하고 많이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들의 총계에 불과하다는 듯한 논조가 많다. (당장 오늘 뜬 기사만 보더라도 그렇다) 조직문화라는 말에 '문화'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조직문화를 언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문화가 무엇인지, 그런 문화가…
말의 힘
인간의 말은 힘을 갖고 있다. 말은 자기 자신과 세계, 그리고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들고, 움직이는 인간은 모든 것을 바꾼다. 심지어는, 약속과 같은 말들이 매순간 바뀌는 인간의 마음과 모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도 있다. 말의 힘은 변화와 안정으로 나타난다.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말은 인간에 한계를 짓는다. 인간이 하는 모든 말은 사실을 가리키더라도 의견처럼…
경영철학과 기업문화
여러 기업의 채용사이트를 기웃거리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소위 '뜬다'고 평가 받는 몇몇 기업들이, 특정한 책을 마치 마케팅하듯이 회사의 문화와 연관지어 공개하거나, 그 책을 읽었는지 여부를 평가 요소에 반영하겠다고 공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에서 나는 경영철학이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이름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뜻이 있었다 과거에는 철인왕 같은 지도자가 각광받았다. 다소 논란의 여지는…
사람들은 어떤 글을 좋아할까?
요새 이런 저런 실험하며 살고 있다. 일단 목표는 링크드인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 2주 동안 두 편의 글을 썼는데, 하나는 <꼰대란 무엇인가>였고, 다른 하나는 오늘 발행한 <자곤의 함정>이었다. 두 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서로 상반된다. 1) 내용의 수위<꼰대>에서는 도전적인 내용을 썼다. 누군가는 동의할 것이고, 어떤 이는 반대하고 싶을 것이다. 특히, 요새 민감한 세대 문제를 짚었다.…
꼰대란 무엇인가
꼰대는 어떤 사람일까요? 국어사전에는 늙은이나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라고 나와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경험만이 맞다고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일컫는다고도 하네요. 영어로는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멸칭인 부머(boomer)가 비슷하겠네요. 특정 세대가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듯이 행동한다고 보는 편견은 미국에도 있나 봅니다. "뉘예뉘예~"를 영어로 하면? "ok, boomer" 꼰대와 부머의 공통점은 남의 말을 듣지…
2022. 1. 2. 요약생활 88
내 생활을 돌아보는 일을 지난 추석에 하고 그만두고 있었다. 이제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만 앞두고 있으니 쓸 때도 됐다. 오늘은 지원과 여기 저기 쏘다녔다. 그런데 어디를 다녔는지보다 더 중요하게 적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 설거지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해야 한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해야 할 것이다. 아렌트가 말하기를,…
용서와 사과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나쁜 ‘짓’을 했다고 곧바로 나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말이다. 앞으로 새 사람이 될 가능성을 믿어주겠다는 마음, 사람을 사랑해서 옛날 일을 눈감아주는 마음이 용서다. 용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신성한 능력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용서 덕분이다. 우리 부모님께서 그런 마음을 갖지 않으셨으면, 고집세고 오만한 이 머리…
빛과 행위, 양자정치학 뻘소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힘은 전자기력이다. 규모로 따진다면야 중력이 가장 큰 힘이겠지만, 전자기력은 다양하고 조절하기 쉽다. 전자기력은 달리 말해 빛이다. 빛은 직진하면서 동시에 회절한다. 그래서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 전기력과 자기력은 파동의 형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곧장 나아간다. 서로가 매질이자 힘이 된다. 우리가 사는 거시세계는 전자기력이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공간이다. 햇볕을 쬔다고 내가 선…
인생 선배
인생 선배가 될 것 같았던 사람을 만났다. 나와 비슷하게 군 생활을 했고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를 먼저 연구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몸 담던 기관에 들어가도 될지 조언을 구했다.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통화를 성사시켰다. 그런데 웬걸 너무나 무식한 사람이었다. 뻔히 반박될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지껄이는 사람은 무식하다. 더군다나 그 말이 다른 사람에 대한 무시라면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