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도 지지 않았던 한동훈 후보자와 곤욕을 치른 국회의원들 한동훈, 말 잘한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특별한 경우, 악의적으로 명확히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누굴 공격하기 위해서... 한겨레신문의 이번 보도는 과거의 그.. 별장 성접대 보도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1면에 올렸고 일종의 좌표찍기 식으로 후속보도들이 주변에서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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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송아지의 발굽
연좌제는 부당하다. 아비의 잘못은 아비에게만 묻고 딸에게는 묻지 말아야 한다. 만일 딸에게도 아비의 잘못을 묻는다면, 딸은 자신의 능력을 나쁘게 사용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불운한 때문에 벌을 받게 된다. 자기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리를 보장하되 그 능력으로 죄를 지으면 처벌한다. 이것이 근대국가의 원리이다. 법적으로는 그렇다. 사회적으로는 어떠한가? 죄 지은 아비가 감옥에 가면, 키워줄 사람이 없어 보육원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우상
인간이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를 통해 예수의 희생을 기리자’는 주장은 십자가를 성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십자가에 기도하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인간의 주장은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 앞에서 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도도 신께 닿지 않는다’는 주장도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우리 교회에 오면, 혹은 내 설교를 들으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그 오만한 말이 우상을 만들어낸다. 그 외 모든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검사들의 정신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회수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 말했다. "영장 청구권은 수사권을 전제"하기 때문이라 한다. 검찰 수사권 회수가 헌법 위반이라니?헌법에 검사의 수사권이 전제되어 있다니? 헌법이 정하는 검사의 권한은 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위한 영장신청권뿐이다. 헌법이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이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보장했다고 해석하는 건 유추다. 그렇게 따지면 이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다. '법관이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에 임하기 위해서는…
끼어들기
섣불리 어떤 공동체에 끼어들려 하지 말라. 혐오를 불러 쫓겨날 수 있다. 공동체는 집단 이상이다. 공동체는 여러 사람들을 모아놓기만 한 집단이 아니라, 언어와 관습으로 묶인 관계이다. 그들만이 아는 말이 있고, 그들만 하는 행동의 양식이 있다. 그걸 아는 사람은 공동체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고, 그걸 모르는 사람은 공동체에 있더라도 쫓겨날 수 있다. 공동체 밖에 있던 사람은 공동체의…
겨울 지나 봄
얼었던 분수가 터졌다 버들 여린 잎 돋아나고 목련은 벌써 떨어지기 시작해서 목놓아 봄 부르는 새된 소리들 남해는 벚꽃이 한철이라는데 이곳은 아직 꽃망울이 수줍다 어디는 겨울, 어디는 봄 벛꽃의 꽃말은 부끄러움 먼 흑토의 밀밭에서는 수많은 세계가 사그라들고 나는 연못가에 앉아 벚꽃을 본다 평화, 사랑, 인류 이따위 거창한 것들을 떠올리면서 결코 닿지 못할 길을 닦으면서 빼앗긴 밀밭에도…
정치인이 ‘함께 살자’는 말을 멈출 때 나타나는 일들…
유대인 갈라치기 → 인종 우월주의 주장하기 → 장애인 학살하기(약 30만) → 유대인 학살하기(약 600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장애인을 상대로 검증된(!) 학살 시스템이었다. '안락사 프로그램(Aktion T4)'이라 명명된 장애인 학살은 '독일민족의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선동으로 30만 명을 죽인 정책이다. 그 학살은 당시 독일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시기를 앞당길 뿐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공감도 지능순
[공감도 지능순] 이준석의 글을 보고 놀랐다. 그는 요 며칠 단 한 번도 혐오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쓴 글은 하나같이 혐오로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맥락을 읽는 동물이다. 그는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점에서 여성혐오를 했는지, 장애인혐오를 했는지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역시도 그 자신이 어떤 점에서 혐오를…
범죄가 유능하다는 착각
범죄는 상식으로 알아본다. 합법이어도 범죄같은 짓들이 있고, 불법이어도 상식선에서 이해할 만한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나치의 유대인 차별은 합법이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빈곤으로 절도에 내몰린 장 발장에게 많은 사람들이 동정하는 것과 대조된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 상식을 배운다. 누가 가르쳐주는 건 아니지만, 과거의 여러 사례들을 기억해 현재의 사안을 평가하는 데 참고하는 적당한 기준이 바로 상식이다. 상식은…
현명함
때로는 지식을 말하기보다 말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내기보다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할 때가 있다. 현명함은 행위와 무위 사이에 있다. 양 극단을 모두 떠올릴 줄 알아야 중간을 선택할 수 있다. 중간만 가라는 건 하나만 아는 소리다. 덮어놓고 반대만 하는 것들은 양자택일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제3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아는 사람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