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 요약생활 88

내 생활을 돌아보는 일을 지난 추석에 하고 그만두고 있었다. 이제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만 앞두고 있으니 쓸 때도 됐다. 오늘은 지원과 여기 저기 쏘다녔다. 그런데 어디를 다녔는지보다 더 중요하게 적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 설거지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해야 한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해야 할 것이다. 아렌트가 말하기를,…

용서와 사과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나쁜 ‘짓’을 했다고 곧바로 나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말이다. 앞으로 새 사람이 될 가능성을 믿어주겠다는 마음, 사람을 사랑해서 옛날 일을 눈감아주는 마음이 용서다. 용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신성한 능력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용서 덕분이다. 우리 부모님께서 그런 마음을 갖지 않으셨으면, 고집세고 오만한 이 머리…

인생 선배

인생 선배가 될 것 같았던 사람을 만났다. 나와 비슷하게 군 생활을 했고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를 먼저 연구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몸 담던 기관에 들어가도 될지 조언을 구했다.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통화를 성사시켰다. 그런데 웬걸 너무나 무식한 사람이었다. 뻔히 반박될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지껄이는 사람은 무식하다. 더군다나 그 말이 다른 사람에 대한 무시라면 더욱.…

2021. 8. 24. 요약생활 85

혼란을 겪는 중. 내가 아는 것과 내가 알고 싶은 것 사이에서,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학기 안에 논문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한 학기 미룬다고 논문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가? 전혀.. 어제 백신을 맞았는데 어깨가 욱신거리는 것 빼고는 아무 이상이 없다. 좀 많이 졸렸을…

2021. 8. 20. 요약생활 84

논문 작성에 열중했다.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주부터였다. 해야 할 일이 크고 많다보니 시작하기를 차일피일 미루었다. 시작하고 나니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큰 일이라는 '생각'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 시작하고 나니 여기부터 저기까지 해야 할 큰 '일'을 앞에 두게 됐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좋은 글은 좋은 의견이고,…

학계에 기여한다는 것

왜 공부를 할까? 사람은 세계 속에 산다. 본인만을 가꾸며 사는 방법도 있겠으나 세계를 가꾸는 데 힘을 보태며 사는 방법도 있다. 공부는 모르던 것을 알게 하고 알게 된 것을 잊지 않게 하는 작업이다. 공부하는 사람은 망각의 구멍으로 끊임없이 쏟아져내리는 지식을 주워담기 위해 노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틈에서 나라는 인간을 알리기 위해 행위하는 삶을 사는…

2021. 7. 29.-30. 요약생활 82

중요한 건 몰입이다. 내가 삶을 바칠 가치가 있는 일에 모든 걸 다 제쳐두고 빠져드는 것. 학교 선배 상용 형을 만났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형인데, 아주 재미있게 산다. 과학적 추론으로 5.18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을 실험하고, 핵무기에 피폭된 외면박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멋지고, 무서웠다. 똑똑한 사람이 집념을 갖추면 위대해진다. 주변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인정해 인간적으로, 경제적으로, 각종 도움을…

2021. 7. 7. 요약생활 78

일기는 삶을 요약하는 일이다. 경험한 바를 요약하면 굳이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래서 일기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기 위해 중요하다. 그렇게 중요한 일기를 요새 쓰지 않았다. 일기를 쓸 짬이 안 났다는 변명에는 사실 그만큼 성실하게 살지 않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학기가 끝나고 한동안 술에 취해 있었다. 읽기로 마음 먹은 책들을 겨우 읽어내며 살았다. 그래서…

죽음, 타인 없는 삶

강대영 외 9명, 『법의학』 법의학에서 죽음은 생명활동이 영원히 불가역적으로 정지 및 소실된 상태이다. 생명활동은 평형상태(homeostasis)를 유지하는 운동으로서, 내부의 질병이나 외부 자극으로 인한 손상을 입었을 때 회복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죽음은 자극에 대한 반응과 운동, 물질대사 능력이 모두 감소해 나가서 완전한 정지를 향해 변화하는 과정이다. 죽음의 과정은 가사-장기사-개체사-세포사의 단계로 나타난다. 죽음을 볼 때 인체는 세포<조직<장기<계통<개체로 구성된다는…

2021. 6. 15-16. 요약생활 76, 77

2021. 6. 15. 화. 먼지 많음 집중력이 떨어져 하는 둥 마는 둥 함. 고대 법제사를 흥미롭게 훑어봄. 정신전력 강화 연구논문 공모전에 다시 도전하기로 함. 9월 30일 마감. 군의 전투력 향상과 아렌트의 정치적 행위를 연결 짓는 주제로 작성할 예정. 밤 늦게는 여행에서 돌아온 지원을 마중나감. 오늘 공부한 것: 고대 그리스 및 로마 법제사. 2021.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