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6.-8. 요약생활 6, 7, 8

2021. 4. 6. 화. 맑고 먼지 많음 아홉 시에 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열두 시에 있을 아렌트 스터디를 위해 인간의 조건을 읽고 요약했다. 영어 원본을 읽고 썼는데, 읽기도 쓰기도 쉽지 않았다. 한 시간에 한 절 읽고 쓰는 일은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은 잡아야 될 듯싶다.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논문 주제에…

2021. 4. 4.-5. 요약생활 4, 5

2021. 4. 4. 일. 맑은 뒤 흐림 지원과 벚꽃을 보러 인천에 다녀왔다. 벚꽃을 보기에 제격인 장소. 가게 앞 벚꽃길과 2층의 풍광이 아름다웠다. 한 쪽으로는 멀리 항구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벚꽃나무가 창 바로 앞에서 흔들리는 모양은 잊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작년에 벚꽃을 보러 가던 날을 떠올렸다. 대청댐 주변 길은 드라이브 하기에 좋았다. 꽃으로 지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

2021. 4. 2.-3. 요약생활 2, 3

2021. 4. 2. 생일이다. 여자친구 공방에 들러 함께 시간을 보냈다. 초와 풍선, 멕시칸 음식과 회, 와인과 백세주를 준비해주었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를 기쁘게 했다. 축하 연락을 해준 사람들을 헤아려보니 대략 50여 명 정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한 명 한 명 정성들여 감사를 표했다. 작년까지만해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썩…

2021. 4. 1. 거짓말 같이 시작하는 요약생활 1

요약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봤다. 왠지 모르게 잘못 살고 있다 싶었는데,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짚어주는 영상이었다. 영상에 대해서는 요약했으니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일기 같은 걸 쓰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일기는 아니다. 일기라고 하면 몰아써야 할 것 같으니까. 요약생활이라고 해두자. 핵심은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것. 좀 대충 쓰는 것 같아도, 제때 쓰는 데…

요약: 삶의 기술(機術/記述)

어두운 삶을 밝히는 요약의 빛 나는 내 기억력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매번 웃으면서 이야기하시는 '너 어릴 때 ~' 하는 이야기들, 여자친구가 해주는 '우리 그때 기억나?' 하는 이야기들이 나는 너무 무서웠다. 그때마다 나는 '아 그랬나?' 하면서 눈치를 봤다. 참 신기하지, 난생 처음 듣는 철학자 이름과 사상은 그렇게 잘 말하면서, 왜 내 삶에는 그렇게 무지했을까? 오늘 그…

죽음 (Ⅰ)

내가 겪은 죽음들 나는 살면서 두 차례의 죽음을 겪었다. 당연히, 나의 죽음이 아니라 다른 이의 죽음이었다. 하나는 초등학생 시절 시장에서 사온 토끼, 토순이의 죽음이었다. 토순이에게는 여물냄새가 났고 나는 그 냄새가 싫었다. 샴푸 거품으로 벅벅 닦아 깔끔히 토순이를 씻겼다. 드라이어로 말리니 털이 보드라워 좋았다.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라 품에 안고 같이 축구를 봤다. 자기 전 건초를…

내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그런데 꼭 내가 요리사가 되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무엇이 맛있는지, 어느 집이 잘 하는지만 알면 되지."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1년 동안 철학 공부에 매진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모든 선택이 그러하듯이, 결심은 충동적이었고 설득은 논리적이었다.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쌓아놓은 책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절간에 들어가 두문불출하고 책만 읽다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