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운동을 하는가? 살아있는 모든 것은 운동한다. 생명을 유지하려 몸을 움직이는 모든 현상이 곧 운동이다. 운동의 목적을 묻는다면 그것은 생명 그 자체다. 정지된 몸에서 움직이는 몸이 되는 순간, 즉 운동이 시작되는 순간 인간은 생명을 바란다. 더 크고, 더 강건한 생명력(strength, 완력, 강성)은 운동으로부터 나온다.
근육은 힘(δύναμις)의 드러남(φαινομενον, appearance)이다.
사실 힘은 발휘될 때에만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공기를 볼 수 없지만 느낄 수는 있듯이, 힘은 발휘되지 않고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무언가다. 발휘된 힘은 에너지(ἐνεργείᾱ) 즉 활동(activity)을 낳는다. 에너지는 사물의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결과(ἔργον) 안에(ἐν) 놓인 것으로 생각되는 것, 다시 말해 사물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생각되는 원인이다. 힘은 활동을 통해 보이게(δόκειν) 되며, 이때 활동을 수반한 현실적인 힘(ἐνεργείᾱ, 현실태)은 에너지가 된다. 사물을 얼마나 옮겼는가? 고정된 질량의 속도를 얼마나 변화시켰는가? 그것이 강제력(force)이다. F=ma. 물론 그것은 지구에 묶인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빛(φάος) 그 자체인 전지전능하고 보편적인 신의 관점에서는 에너지나 질량이나 매한가지일 뿐이지만 말이다. E=mc^2.
그러나 발휘되지 않은 힘은 가능성(δύναμις, 가능태)일 뿐이어서, 그 어떤 사물에도 보이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자면, 인간의 입장에서만 힘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신의 입장에서는 모든 사물이 가능적인 힘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볼 수 있는 유일한 힘의 가능성이 있다. 근육(μῦς, musculus)이다. 마치 얇은 천 아래 작은 쥐(mus)가 움직이는 것처럼, 근육은 피부에 덮인 힘의 가능성이다. 힘이 근육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근육이 힘을 낳는다.
근육을 파괴하지 못하는 힘은 근육을 키운다. 외부의 강제력에 맞서 분투하는 것(ἀγωνίζεσθαι)이 생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