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안정성은 법적 안정성과 긴밀히 연결된다. 만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삶이 직업의 안정성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법적 안정성을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직업 안정성은 내 의지에 따라 계속해서 직장에 소속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아무도 직장에서 당신을 자르지 않는다. 그러나 월급도 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직장은 안정적인 곳인가? 아마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다. 철밥통의 상징 공무원도 매년 호봉에 따라 봉급이 오른다. 공무원의 봉급은 인사혁신처가 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공무원의 봉급) 공무원의 봉급월액은 별표 1 공무원별 봉급표 구분표에 따른 별표 3, 별표 3의2, 별표 4부터 별표 6까지, 별표 8 및 별표 10부터 별표 14까지의 해당 봉급표에 명시된 금액으로 한다. 제13조(정기승급) ① 공무원의 호봉 간 승급에 필요한 기간(이하 “승급기간”이라 한다)은 1년으로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정성에 성장이라는 개념이 결부된다. 성장하지 않으면 안정적이지 않다.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같은 돈을 받고 일한다면 그 사람은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 삶은 안정적이다 못해 도태된다고 표현해야 적당할 것이다.
만일 세상에 나 홀로 산다면 과거와 미래의 모습이 전혀 변함없이 똑같아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홀로 살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며, 기본적으로는 다른 존재자들과 경쟁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다른 것을 먹고 산다. 생물의 기본적인 관계는 먹고 먹히는 활동 안에 놓여 있다. 생존, 성장, 번식은 생물의 기본적인 활동이다.
생물의 기본 활동과 자본주의 경제가 만나면 무한한 축적의 과정이 형성된다. 자본주의 경제는 명목경제와 실물경제의 갈등을 의미한다.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의 갈등과 유사한 맥락이다. 자본주의는 신용이라는 신화로 팽창을 시작해 실물경제의 축적을 유도한다. 그 과정에서 교환가치는 평가절하되고, 명목경제와 실물경제 사이의 무한한 긴장, 즉 경기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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