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강아지

  가장 좋아하는 방석에 강아지가 엎드렸다

  아마도 천 번은 넘게 돌았을 산책길
  가로수가 심긴 흙 냄새 맡고
  오줌 갈긴 전봇대 냄새 맡고
  자기도 똑같이 갈기고
  아직 이해할 순 없지만
  횡단보도 앞에 선 주인 따라
  때때로 멈추었다 건너가고

  익숙한 냄새 집에 돌아오면
  발 닦고 물 마시고
  사료 한 그릇 먹으면
  볕이 드는 창가에서 졸음에 겨운 눈꺼풀
  거실 한 바퀴 순찰하고
  방석으로 간다

  왜 사냐고 묻는 강아지
  좋아해야 할 것들을 쌓아두고 문득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