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자고 하면 싸움도 정치가 된다. 너 죽고 나 살자고 하면 정치도 싸움밖에 안 된다. 선거는 본디 싸움이다. 선거가 끝난지 언젠데 피바람이 불 것만 같다. 같이 살자는 말이 안 나와서 그렇다. 패배자를 죽음으로 내몬 역사가 있어서 그렇다. 소위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사람들은 저쪽이 범죄를 저지를 것 같아서 이쪽에 표를 던진다. 범죄는 그야말로 ‘너 죽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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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이 자랑이 되는 시대
공감능력을 잃었음을 자랑스레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그들은 ‘내가 이렇게 똑똑해서 너희와는 시각이 달라’라고 말하는 듯하다. 예컨대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비극적인 사건을 보고도 우스개랍시고 보험료를 계산한다든지, 삶의 막다른 길에서 곡기를 끊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앞에서 게걸스럽게 배달음식을 처먹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타인의 비극을 한낱 농담거리로 삼는다. 그들의 유머에는 금기가 없다. 그들은 자기 입으로 내뱉는 헛소리를…
피가 끓는다는 느낌
오늘 저녁 여섯 시에 거리에서 연설을 했다. 사람들에게 연설하는 건 살면서 처음이었다. 피가 끓는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짜릿하고 재밌었다. 이런 느낌은 정훈장교 시절 300명을 상대로 교육할 때에도 느껴본 적 없다.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소수의 사람만 만나 공적인 말하기 능력을 잃은 줄 알았다. 지난 1년 동안 공부에 전념하면서는 단지 스승님이나 선현과 일대일로만 대화했다. 나는 말할 수…
좋은 유세문 쓰기
보좌관님이 꼬마 비서에게 유세문을 쓰라는 미션을 내렸다. 논문만 써 버릇하다보니 영 글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물었다. "보좌관님, 좋은 유세문이란 무엇입니까?" "좋은 유세문이라... 좋은 유세문이 뭐냐?" 보좌관님은 수다를 좋아하신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다. 꽤 좋은 노하우라 생각해 잊지 않기 위해 글로 남긴다. 여기 남기는 글은 그가 말한 그대로라기보다, 내가 소화한 바이다. 유세(遊說)는 말하며 돌아다닌다는 뜻이다.…
빛과 행위, 양자정치학 뻘소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힘은 전자기력이다. 규모로 따진다면야 중력이 가장 큰 힘이겠지만, 전자기력은 다양하고 조절하기 쉽다. 전자기력은 달리 말해 빛이다. 빛은 직진하면서 동시에 회절한다. 그래서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 전기력과 자기력은 파동의 형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곧장 나아간다. 서로가 매질이자 힘이 된다. 우리가 사는 거시세계는 전자기력이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공간이다. 햇볕을 쬔다고 내가 선…
Are(law)2: 김비환, 정치와 법의 관계
김비환, 「아렌트의 정치사상에서 정치와 법의 관계: 민주공화주의체제에서의 법의 본질을 중심으로」, 『법철학연구』, 6(2), 2003. 93-118. 개요 목적 아렌트 정치 사상에서 정치와 법의 관계를 파악. 방법 아렌트의 저서 위주로 문헌연구. 『인간의 조건』, 『과거와 미래 사이』, 『전체주의의 기원』, 『혁명론』을 중심으로 인용. 의의 아렌트 사상에서 법이 행위의 대응물이라는 측면을 확인하고 엘리트주의라고 비판 받는 아렌트 철학의 대응점을 모색. 아렌트 사상의…
2021. 4. 21. 요약생활 21
2021. 4. 21. 수. 맑은데 먼지로 흐리고 좀 더움 흥미로운 생각을 하나 했다. 나는 요즘 정치에서 화두가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이남자라고들 하는 20대 남성들이 여당 지지층에서 대거 이탈한 이유가, 도덕성 운운하며 이전 정부를 탄핵하더니 결국 네들도 똑같은 놈이었구나, 하고 비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전 회사에서(특히 초창기에는 20대 남성으로'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구성원 비율이 편중됐는데,…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2장-2 (사회의 폭정)
삶과 활동의 관계 이 글은 "The Human Condition (Hannah Arendt, 2nd E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와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저, 이진우 역, 한길사)"을 읽고 제 나름대로 요약한 글입니다. Ⅱ.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The Public and the Private Realm 고대 그리스에서, 공적 영역은 복수적 인간이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의 실재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사적 영역은 공적 영역으로…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2장-1 (가정과 세계의 경계)
삶과 활동의 관계 이 글은 "The Human Condition (Hannah Arendt, 2nd E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와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저, 이진우 역, 한길사)"을 읽고 제 나름대로 요약한 글입니다. Ⅱ.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The Public and the Private Realm 로마 이후 정치적인 것은 사회적인 것으로 이해됐다. 사적 영역은 삶의 필연성에 예속된 사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영역으로,…
Are: 책임과 판단
Arendt, Hannah, Responsibility and Judgment, ed. Jerome Kohn, New York: Schocken Books, 2005.한나 아렌트, 제롬 콘 편, 서유경 역, 『책임과 판단』, 필로소픽, 2019. 저자 정보 및 소개 제롬 콘. 아렌트 문학 신탁의 수탁자. 뉴스쿨대학 대학원 교수, 아렌트 센터 소장. 아렌트 생전 헌신적인 조교였음. 아렌트 사후 Essays In Understanding, Responsibility and Judgment, The Promise Of Polit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