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국 축구리그 소식을 가끔 듣는다. 영국에는 세계적인 축구리그로 인정받는 프리미어리그가 매년 열린다. 프리미어리그는 연간 성적이 나쁜 팀을 추려 하위리그로 강등시킨다. 오늘 들은 소식은 에버튼이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리그 잔류가 확정되는 순간, 관객들이 일시에 달려나왔다. 경기장에 뒤섞여 기뻐하는 선수와 관객들. 나는 그들의 기쁨을 보며 혁명을 떠올렸다. 모두가 한순간에 법을 어기는 광경은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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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같은 말
한 마디도 지지 않았던 한동훈 후보자와 곤욕을 치른 국회의원들 한동훈, 말 잘한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특별한 경우, 악의적으로 명확히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누굴 공격하기 위해서... 한겨레신문의 이번 보도는 과거의 그.. 별장 성접대 보도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1면에 올렸고 일종의 좌표찍기 식으로 후속보도들이 주변에서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금송아지의 발굽
연좌제는 부당하다. 아비의 잘못은 아비에게만 묻고 딸에게는 묻지 말아야 한다. 만일 딸에게도 아비의 잘못을 묻는다면, 딸은 자신의 능력을 나쁘게 사용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불운한 때문에 벌을 받게 된다. 자기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리를 보장하되 그 능력으로 죄를 지으면 처벌한다. 이것이 근대국가의 원리이다. 법적으로는 그렇다. 사회적으로는 어떠한가? 죄 지은 아비가 감옥에 가면, 키워줄 사람이 없어 보육원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우상
인간이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를 통해 예수의 희생을 기리자’는 주장은 십자가를 성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십자가에 기도하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인간의 주장은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 앞에서 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도도 신께 닿지 않는다’는 주장도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우리 교회에 오면, 혹은 내 설교를 들으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그 오만한 말이 우상을 만들어낸다. 그 외 모든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2022. 4. 12. 요약생활 89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의원님이 보좌관님에게 글을 한번 써보라고 하셨는데, 어깨너머로 듣고 내 나름대로 써봤다. 그리고 상황 봐서 '한번 써봤다'며 보여드렸다. 검찰정상화가 당론으로 채택됐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염원이 민주당을 움직였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관심으로 움직입니다. 여러분께서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첫 발을 뗐습니다. 비정상적인 검찰권을 정상화할 유일한 기회입니다. 비대하고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검사들의 정신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회수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 말했다. "영장 청구권은 수사권을 전제"하기 때문이라 한다. 검찰 수사권 회수가 헌법 위반이라니?헌법에 검사의 수사권이 전제되어 있다니? 헌법이 정하는 검사의 권한은 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위한 영장신청권뿐이다. 헌법이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이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보장했다고 해석하는 건 유추다. 그렇게 따지면 이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다. '법관이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에 임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이 ‘함께 살자’는 말을 멈출 때 나타나는 일들…
유대인 갈라치기 → 인종 우월주의 주장하기 → 장애인 학살하기(약 30만) → 유대인 학살하기(약 600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장애인을 상대로 검증된(!) 학살 시스템이었다. '안락사 프로그램(Aktion T4)'이라 명명된 장애인 학살은 '독일민족의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선동으로 30만 명을 죽인 정책이다. 그 학살은 당시 독일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시기를 앞당길 뿐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공감도 지능순
[공감도 지능순] 이준석의 글을 보고 놀랐다. 그는 요 며칠 단 한 번도 혐오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쓴 글은 하나같이 혐오로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맥락을 읽는 동물이다. 그는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점에서 여성혐오를 했는지, 장애인혐오를 했는지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역시도 그 자신이 어떤 점에서 혐오를…
교양 있는 사람이 되려면
교양인이라고 하면 일단 타인이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개인적인 특성은 드러내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와 반대로 교양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의 태도가 대상의 보편적인 성질에 맞추어지지 않은 채 그의 개인적인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교양이 없는 사람은 단지 자기 멋대로 처신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염두에 두지 않기…
범죄가 유능하다는 착각
범죄는 상식으로 알아본다. 합법이어도 범죄같은 짓들이 있고, 불법이어도 상식선에서 이해할 만한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나치의 유대인 차별은 합법이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빈곤으로 절도에 내몰린 장 발장에게 많은 사람들이 동정하는 것과 대조된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 상식을 배운다. 누가 가르쳐주는 건 아니지만, 과거의 여러 사례들을 기억해 현재의 사안을 평가하는 데 참고하는 적당한 기준이 바로 상식이다. 상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