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9일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인문 플랫폼 '인문360'에 '오늘, 키워드 인문학'이라는 기획으로 게재한 칼럼 하나를 소개한다. https://inmun360.culture.go.kr/content/545.do?mode=view&cid=2372611 위선과 염치 위선이 드러나는 양상은 다양할 수 있다. 위선은 못난 인간이 더 못난 인간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최후의 보루일지도 모른다. 위선의 이름으로 비난받는 행태가 비난받는 진짜 이유는 어쩌면 위선 자체가 아니라 그런 행태를 보이는 사람의 몰염치함…
[태그:] 위선
위선에 관한 사람들의 대화들
위선이 아니라 '위선 혐오'라는 현상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위선을 혐오하는 것은 선인가? 위선 그 자체가 선인지 악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런 것을 혐오하는 것은 선한가, 악한가? 혐오라는 현상의 가치는 혐오하는 대상에 달려 있는가? 대상과 관계 없이 혐오라는 현상 그 자체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는가? 이에 대해 한 가지 해석 단초가 될 수 있는 대화를 발견해…
[취미 철학 독서모임]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됩니다.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투명하게 자기 마음을 드러내는 사회…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런 세상에서는 갈등도 싸움도 전쟁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진실되고 거짓이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런 세상에는 사랑도 명예도 믿음도 없을 겁니다. 모두가 서로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까요. 특히 사랑은 거짓 없이는 결코 시작될 수 없을 겁니다. 몰리에르의 희곡 <타르튀프>의 한 장면을 보겠습니다. 오르공의 딸 마리안과…
[취미 철학 독서모임] 생각하기는 연기하기입니다.
생각하기는 연기하기입니다. 잘 생각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를 들어 등굣길에 학교에 갈지 말지 고민한다고 해봅시다. 생각을 잘하는 사람은 두 가지를 떠올립니다. 몇 시간 뒤 학교에 간 자기 모습과 가지 않은 자기 모습을요. 오직 한 가지만 떠올린다면, 그러니까 학교에 가지 않은 자기 모습만 떠올리고 다른 모습은 전혀 떠올리지 않는다면, 그건 생각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취미 철학 독서모임] 행위는 관찰자를 전제합니다.
행위는 관찰자를 전제합니다. 유명인들의 봉사활동 사진을 보면 우스울 때가 많습니다. 수많은 기자들과 무리를 우르르 이끌고 다니는데, 봉사를 하러 간 건지 사진을 찍으러 간 건지 헷갈리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알려지지 않으면 칭찬할 수 없습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했다는 소시민이나 일생에 걸쳐 봉사하며 살았다는 사람들도 어쨌거나 알려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니까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취미 철학 독서모임] 삶은 한 편의 가면극입니다.
삶은 한 편의 가면극입니다. 솔직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든 가면을 벗어 던지고 진짜 나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이지요. 타인에 대한 적개심과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걸 숨기는 게 거짓말이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가면을 벗어 던지는 삶이 가능할까요? 내 욕망을 사람들 앞에 투명하게 드러내는 삶이 좋은 삶인가요? 모든 거짓말은…
[취미 철학 독서모임] 악 중의 악은 위선인가요?
악 중의 악은 위선인가요? 나쁜 짓은 여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나쁜 최악을 플라톤은 분열이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나침이라 하고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열심히 공부한 키케로는 위선을 악 중의 악으로 꼽습니다. “그런데 모든 부정의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남을 속일 때 자기를 좋은 사람처럼 여기게 하는 자들의 부정의다.”(키케로, 『의무론』, 1.13.41.) 키케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인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