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8. 화. 맑고 따뜻 중학교 시절 단짝 영재가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반차를 써서 오전에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아침에 나와 커피 한잔 할까 했는데, 내가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하니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쉬는 날 굳이 사서 고생하는 게 의아해 물었더니, 내가 부지런하게 사는 걸 알고 아침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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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7. 요약생활 47
2021. 5. 17. 월. 비온뒤 갬 지원과 문화생활을 했다. 지원은 <Loving Vincent>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혁명론』을 정리했다. “Starry starry night”로 시작하는 노래 제목이 왜 Vincent일까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고흐에 대한 헌정곡이기 때문이라고 지원이 알려줬다. 지원이 본 영화는 고흐의 화풍을 오마쥬해 유화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었다. 메이킹 필름만 잠깐 봤는데 소름돋게 아름다웠다. 고흐의 인간적 면모는 불안정하고 꺼림칙했다는 점에서,…
2021. 5. 12.-16. 요약생활 42, 43, 44, 45, 46
2021. 5. 12. 수. 더움 아침에 학과사무실에 출근해 복수에 관한 원고를 작성했다. 점심에는 분석철학 교수님과 점심 식사를 했다. 박사에 진학하지 않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공부를 끝내겠노라 말씀드렸다. "공부는 마약 같아서 끊을 때 아주 끊어내지 못하면 나중에 생계를 뒤로하고 박사하겠다고 다시 온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그렇게 끊어낼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다. 저녁에는 HK 연구소 교수님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2021. 5. 11. 요약생활 41
2021. 5. 11. 화. 맑음 오늘은 하루종일 한자만 공부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2시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온전히 집중했으니, 13시간 정도 한 것 같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건 아주 즐거운 일이다. 공부하면서 발견한 것은, 어제 1817자 중에 965자를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사실 내가 974자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과, 한 번 슥 보면 묘하게 기억에 남는 능력을…
2021. 5. 4.-5. 요약생활 34, 35
2021. 5. 4. 화. 비 나름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날렸다. 인생이 뭐 그런 거 아니겠는가. >> 찾았다. 이런 방법이 있었네. Thank God. 늦잠을 잤다. 늦게 일어나 서둘러 준비할 때면 신경질이 났는데, 오늘은 차분하게 준비했다. 덕분에 안 늦고 잘 갔다. 학교에서 주 20시간 더 근무하기로 했다. 나름 밥벌이는 될 듯싶다. 매일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2021. 5. 3. 요약생활 33
2021. 5. 3. 월. 맑았지만 먼지로 흐림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먹었다. 필동면옥이라고 명동 근처에 있는 곳이다. 지원 할아버지께서 북에서 오신 분이신데, 이르시기를 북에서 먹던 맛과 가장 비슷한 곳이라고 한다. 먹기에 은근히 좋은 맛이었다. 평양식 냉면이라는 음식 그 자체가 아주 맛있다는 표현과는 어울리지 않다. 육수 향이 나는 것 같기도, 짠 것 같기도 한, 그렇다고 신맛이 없는 것은…
2021. 4. 30.-5. 2. 요약생활 30, 31, 32
2021. 4. 30. 금. 비 조교 근로를 하면서 『혁명론』을 읽었다. 홍원표 교수가 번역한 『혁명론』은 아렌트의 On Revolution에서 문단을 조금 더 잘게 쪼갰다. 한 문장에 한 생각이 담겨야 하고, 한 문단에 한 주장이 담겨야 한다고 할 때, 홍원표 교수의 번역은 아렌트의 문단에 여러 주장들이 난잡하게 섞여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나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번역서는 원저자의…
2021. 4. 29. 요약생활 29
꾸준함. 매일 같은 일을 한다는 일은 어렵다. 어려워서 멋진 일이다. 요즈음 부쩍 힘이 빠진 걸 느낀다. 행복한 일을 하는데도 매너리즘이라니. 그래서 오늘은 루틴에서 벗어나 학과사무실에서 공부했다. 여느 날처럼 공부하지는 못했다. 거의 한 자도 읽지 않았다고 해야 맞겠다. 세계. 오전에 학군단 동문 일을 도왔다. 학군단 헬스장을 만드는 일을 돕는 중인데, 모처럼 일 같은 일을 하는 것…
2021. 4. 28. 요약생활 28
마침내 미나리 리뷰를 탈고했다. 한 번 보고 단숨에 써내려간 글이라 글도 거칠고 억지도 많다. 이 글 쓰는 데 어림잡아 일곱 시간은 걸렸다. 주변 여럿에게 글을 보내줬는데, 반응은 대체로 괜찮았다. 조교 근무를 하고, 칸트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글을 쓰고 나면 약간 흥분되기도 하고 도취상태에 빠지기도 하여, 내 글을 자꾸만 읽게 된다.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고.…
2021. 4. 27. 요약생활 27
2021. 4. 27. 화. 흐린 듯 맑음 학과에서 신입 학부생들을 학교에 초대했다. 조교 근무를 하면서 일을 도왔다. 꿈틀거리는 젊음들이 부러웠다. 명단을 보는데, 서울-경기 출신이 십중팔구였다. 바쁜 와중에 이진호 선생과 사회과학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근무 후에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도서관 엘리베이터에서 올라가던 중에 갇힌 경험이 있어 계단만 이용한다. 설상가상 도서관에 확진자도 나왔다고 한다. 동선이 겹치지 않아서였는지 마스크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