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필 작가로 데뷔했다. 글은 7월 7일에 썼는데, 올라간 건 7월 17일이다. 맨 첫 문장에 헌법 제11조 제1항을 인용했는데, 때마침 제헌절에 게재됐다. 뿌듯하다. 원래 언론사 칼럼에 기고하면 글이 난도질 당해서 올라간다. 그런데 이번 글에는 사소한 통계 두어 문장만 추가됐다. 내 손으로 쓴 문장은 모두 살아남았다. 글쟁이는 이 맛으로 산다. [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소외된 이들에 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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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5. 요약생활 91
영어회화 연습하길 잘했다. 지난번에 영어회화에서 주워들은 말 가지고 요약생활 쓴 날 저녁, 식당에서 외국인을 만났다. 지원과 나는 오랜만에 닭갈비 먹자고 단골 식당에 갔는데, 옆에 외국인 남녀 한쌍이 앉더니 주문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어서 기회만 엿보다가 눈을 마주쳤다. "Any help?" "Oh you speak English?"로 시작해서, 매운 닭갈비 1인분, 닭목살 1인분에 처음처럼 한 병 시켜줬다.…
2022. 7. 12. 요약생활 90
마지막 요약생활 이후로 3개월 만에 쓰는 요약생활. 한 분기가 지나도 까먹지 않고 쓰는 내가 대견하다. 지난 3개월도 쉽지 않았다. 3월에 대선 끝나고 4월에는 법안 발의하겠다고 동분서주했다. 5월에는 지방선거 준비하고 6월에는 또 졌다. 잠시 한 주 쉬고 이제 다시 달린다. 오늘은 아주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뇌는 좋을 때보다 불안할 때를 더 잘 기억한다는 말. 과학적으로…
생활요약 2 (2022. 1. 2. ~ 4. 10.)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도 했고, 취업도 했다. 나는 국회의원 비서로 일하고 있다. 1월 한 달은 악몽같았다. 가족에 비극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비극은 비단 나의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비극이었다. 실은 그 가족의 비극이 더욱 근원적이므로 먼저 언급해야 마땅하지만, 나는 나의 가족을 먼저 말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의 시야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설…
보좌관으로 태어나기
입법보조원으로 국회에 출근한 첫 날이다. 입법보조원은 말하자면 보좌관이라는 최종 테크를 타기 위한 기초 직업이다. 테란으로 치면 마린, 메이플로 치면 초보자다. 건물에 들어서는 법부터, 점심에 밥 먹는 법까지 하나하나 배웠다. 아주 인상적인 건, 매순간 생각할 것들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감시와 통제로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가? 공무원의 주기적 방문은…
2022. 1. 2. 요약생활 88
내 생활을 돌아보는 일을 지난 추석에 하고 그만두고 있었다. 이제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만 앞두고 있으니 쓸 때도 됐다. 오늘은 지원과 여기 저기 쏘다녔다. 그런데 어디를 다녔는지보다 더 중요하게 적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 설거지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해야 한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해야 할 것이다. 아렌트가 말하기를,…
2021. 8. 24. 요약생활 85
혼란을 겪는 중. 내가 아는 것과 내가 알고 싶은 것 사이에서,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학기 안에 논문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한 학기 미룬다고 논문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가? 전혀.. 어제 백신을 맞았는데 어깨가 욱신거리는 것 빼고는 아무 이상이 없다. 좀 많이 졸렸을…
2021. 8. 20. 요약생활 84
논문 작성에 열중했다.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주부터였다. 해야 할 일이 크고 많다보니 시작하기를 차일피일 미루었다. 시작하고 나니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큰 일이라는 '생각'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 시작하고 나니 여기부터 저기까지 해야 할 큰 '일'을 앞에 두게 됐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좋은 글은 좋은 의견이고,…
Are: 전체주의의 기원
Arendt, Hannah,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Harcourt Brace Jovanovich, 1976.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이진우 · 박미애 역, 한길사, 2017. 김선욱, 『한나 아렌트 정치판단이론』, 푸른숲, 2002. (law) 제국주의자들은 무한한 운동과 같은 팽창을 신봉한다. 크로머는 이런 형태의 통치를 '전례없는 정부형태'라고 일컬었다. 법과 조약 없이 통치자 개인의 영향력으로만 공적 사안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본국과의 연관을 효과적으로 끊는 방식이다. 세실…
2021. 7. 29.-30. 요약생활 82
중요한 건 몰입이다. 내가 삶을 바칠 가치가 있는 일에 모든 걸 다 제쳐두고 빠져드는 것. 학교 선배 상용 형을 만났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형인데, 아주 재미있게 산다. 과학적 추론으로 5.18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을 실험하고, 핵무기에 피폭된 외면박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멋지고, 무서웠다. 똑똑한 사람이 집념을 갖추면 위대해진다. 주변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인정해 인간적으로, 경제적으로, 각종 도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