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미나리 리뷰를 탈고했다. 한 번 보고 단숨에 써내려간 글이라 글도 거칠고 억지도 많다. 이 글 쓰는 데 어림잡아 일곱 시간은 걸렸다. 주변 여럿에게 글을 보내줬는데, 반응은 대체로 괜찮았다. 조교 근무를 하고, 칸트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글을 쓰고 나면 약간 흥분되기도 하고 도취상태에 빠지기도 하여, 내 글을 자꾸만 읽게 된다.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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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7. 요약생활 27
2021. 4. 27. 화. 흐린 듯 맑음 학과에서 신입 학부생들을 학교에 초대했다. 조교 근무를 하면서 일을 도왔다. 꿈틀거리는 젊음들이 부러웠다. 명단을 보는데, 서울-경기 출신이 십중팔구였다. 바쁜 와중에 이진호 선생과 사회과학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근무 후에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도서관 엘리베이터에서 올라가던 중에 갇힌 경험이 있어 계단만 이용한다. 설상가상 도서관에 확진자도 나왔다고 한다. 동선이 겹치지 않아서였는지 마스크를 잘…
2021. 4. 22.-24. 요약생활 22, 23, 24
2021. 4. 22. 목. 흐리고 더움 점심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시부터 여덟 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지원과 함께 퇴근했다. 오류동 국수집에서 한잔 했다. 공부한 것: 『공화국의 위기』 중 「폭력론」 일부, 『인간의 조건』 2021. 4. 23. 금. 흐리고 조금 더움 지원과 식사 후 돌아와서 밤새 공화국의 위기를 읽었다. 어제 밤 샘. 교수님께 칭찬을 들었다. 교수님께서는 내가…
2021. 4. 21. 요약생활 21
2021. 4. 21. 수. 맑은데 먼지로 흐리고 좀 더움 흥미로운 생각을 하나 했다. 나는 요즘 정치에서 화두가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이남자라고들 하는 20대 남성들이 여당 지지층에서 대거 이탈한 이유가, 도덕성 운운하며 이전 정부를 탄핵하더니 결국 네들도 똑같은 놈이었구나, 하고 비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전 회사에서(특히 초창기에는 20대 남성으로'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구성원 비율이 편중됐는데,…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2장-2 (사회의 폭정)
삶과 활동의 관계 이 글은 "The Human Condition (Hannah Arendt, 2nd E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와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저, 이진우 역, 한길사)"을 읽고 제 나름대로 요약한 글입니다. Ⅱ.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The Public and the Private Realm 고대 그리스에서, 공적 영역은 복수적 인간이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의 실재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사적 영역은 공적 영역으로…
2021. 4. 20. 요약생활 20
2021. 4. 20. 화. 맑지만 미세먼지 많음 오늘은 글자 그대로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었다. 아홉 시 개관 시간에 출근해서 열 시 폐관 시간에 퇴근했다. 공부를 많이 했느냐 물으신다면 글쎄. 오늘도 어김없이 호기심이 작동해 해야 할 것들을 몇몇 놓쳤으나, 그래도 의미 있는 것들을 많이 읽었다. 특히, 론 풀러를 발견한 점이 아주 자랑스럽다. 현대법학에서 쇠퇴해 가던 자연법사상을 새로…
2021. 4. 17.-19. 요약생활 17, 18, 19
2021. 4. 17. 토. 더할 나위 없이 좋음 토요일에 느즈막히 일어난 건 오랜만이다. 책을 다 읽어둔 덕이다. 홀로 읽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다가도, 이양수 선생님이 해설해 주시면, 아! 그게 그 말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친다. 독서모임을 하면 할수록, 책의 신비함을 느낀다. 크게 두 가지인데, 이해하는 법과 기억하는 법이다. 첫째로, 책은 읽는다고 이해되지 않는다. 관점을 갖고 혼자…
2021. 4. 15.-16. 요약생활 15, 16
2021. 4. 15. 목. 맑음 학교에 일찍 도착해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에 엘리베이터가 잠시 멈췄다. 3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면 나는 죽게 될까 하고 고민했다. 다행히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자리에 앉아서는 내내 유학 생각만 했다. 나는 언제나 해야 할 일보다 꽂힌 일에 몰두한다. GRE 문제를 보고, TOEFL 문제 수준을 확인했다. 내가 알던 영어가 맞나 싶을…
2021. 4. 14. 요약생활 14
2021. 4. 14. 수. 맑고 쌀쌀 에픽테투스는 “바랄 수 없는 것들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욕심내며 살았는가. 오전에 학교에 출근해서 현대인식론 과제를 했다. 지난 주까지 끝냈어야 했는데 대충 하느라 미처 다 하지 못한 탓이다. 원래 하려던 공화국의 위기는 한 자도 읽지 않았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지도교수님께 작은 칭찬을 받았다…
2021. 4. 12.-13. 요약생활 12, 13
2021. 4. 12. 월. 추적추적 비 아침 문화생활은 취소했다. 어제 등산도 다녀오고, 새벽에 손흥민 경기도 보느라고 피곤했던 탓이다. 지원이 먼저 연락을 주어 고마웠다. 학교에는 두 시까지 조교 근무를 하면 됐지만 세 시간 일찍 도착해 다른 하이데거를 읽었다. 조교 근무를 하면서는 거의 읽지 못했다. 확실히 집중되지 않는다. 오후에는 지원에게 전화가 왔다. 대량 주문제작 전처리를 위해 신설동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