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4. 수. 맑고 쌀쌀 에픽테투스는 “바랄 수 없는 것들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욕심내며 살았는가. 오전에 학교에 출근해서 현대인식론 과제를 했다. 지난 주까지 끝냈어야 했는데 대충 하느라 미처 다 하지 못한 탓이다. 원래 하려던 공화국의 위기는 한 자도 읽지 않았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지도교수님께 작은 칭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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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12.-13. 요약생활 12, 13
2021. 4. 12. 월. 추적추적 비 아침 문화생활은 취소했다. 어제 등산도 다녀오고, 새벽에 손흥민 경기도 보느라고 피곤했던 탓이다. 지원이 먼저 연락을 주어 고마웠다. 학교에는 두 시까지 조교 근무를 하면 됐지만 세 시간 일찍 도착해 다른 하이데거를 읽었다. 조교 근무를 하면서는 거의 읽지 못했다. 확실히 집중되지 않는다. 오후에는 지원에게 전화가 왔다. 대량 주문제작 전처리를 위해 신설동에…
2021. 4. 11. 요약생활 11
2021. 4. 11. 일. 맑음 지원과 도봉산에 다녀왔다. 북한산, 수락산과 함께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이다. 왜 예부터 군사 요충지로 이름난 곳인지 알 것 같았다. 도봉산역 방면에서 천축사를 거쳐 자운봉으로, 석굴암을 거쳐 다시 도봉산역으로 내려오는 경로였다. 산세는 험하지 않고, 경치가 좋았다. 내 감상으로는 북한산보다 나았다. 힘들이지 않고 재밌게 다녀왔다. 도봉산 자운봉에서 논문지도는 화요일 오전에…
2021. 4. 10. 요약생활 10
2021. 4. 10. 토. 맑고 따뜻함 『존재와 시간』을 읽다가 세 시 반에 자서, 일곱 시에 일어났다. 아홉 시까지 다시 읽고 독서모임에 갔다. 하이데거의 독특한 세계관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된 듯싶다.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통해, 주체와 객체, 정신과 육체, 실재와 현상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살펴 보아야 한다. 모임은 잘 끝났고, 새로 알아본 장소도 다들 흡족해…
2021. 4. 6.-8. 요약생활 6, 7, 8
2021. 4. 6. 화. 맑고 먼지 많음 아홉 시에 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열두 시에 있을 아렌트 스터디를 위해 인간의 조건을 읽고 요약했다. 영어 원본을 읽고 썼는데, 읽기도 쓰기도 쉽지 않았다. 한 시간에 한 절 읽고 쓰는 일은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은 잡아야 될 듯싶다.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논문 주제에…
2021. 4. 4.-5. 요약생활 4, 5
2021. 4. 4. 일. 맑은 뒤 흐림 지원과 벚꽃을 보러 인천에 다녀왔다. 벚꽃을 보기에 제격인 장소. 가게 앞 벚꽃길과 2층의 풍광이 아름다웠다. 한 쪽으로는 멀리 항구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벚꽃나무가 창 바로 앞에서 흔들리는 모양은 잊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작년에 벚꽃을 보러 가던 날을 떠올렸다. 대청댐 주변 길은 드라이브 하기에 좋았다. 꽃으로 지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
내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그런데 꼭 내가 요리사가 되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무엇이 맛있는지, 어느 집이 잘 하는지만 알면 되지."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1년 동안 철학 공부에 매진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모든 선택이 그러하듯이, 결심은 충동적이었고 설득은 논리적이었다.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쌓아놓은 책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절간에 들어가 두문불출하고 책만 읽다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