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들의 기억에 남는 것도 좋지만,내가 사랑하는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기억에도 남아 살고 싶다.살고 싶다. 살고 싶다. 이 글은 지난 1월 하순에 썼던 내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의 속편이면서, 동시에 완전히 다른 글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라는 학자에 푹 빠져 지낸 한 학기였다. 이제야 아렌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대강 알겠다. 아렌트는 폭력을 거부했다.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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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3.-6. 요약생활 63, 64, 65, 66
2021. 6. 3. 목. 비 오전에 연구소에 출근해 김비환 선생님의 논문을 읽었다. 현대 인식론과 중국철학사 수업을 들었다. 방학에 학부생들과 읽을 책에 대해 영민 선생님과 논의했다. 매주 목요일은 지원을 만나 함께 퇴근하는 날이었으나, 피곤해 양해를 구하고 집에 일찍 귀가했다. 오늘 공부한 것: 김비환 논문 한 편 읽음. 2021. 6. 4. 금. 맑음 교수님과 논문지도 면담을 나눴다.…
2021. 6. 1.-2. 요약생활 62, 63
2021. 6. 1. 화. 아침에 비 잠깐 나름 압축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연구소에 출근해서, 공부하고, 밥 먹고, 공부하고, 밥 먹고, 공부하고, 집에 왔다.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고 논문지도를 받기 위해 만나고자 했으나, 아직 내가 준비된 것 같지 않았다. 적어도 아렌트 사상에 대한 요약이라든지 아렌트 법 개념을 정리하고 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에는 영어 공부 위주로 했다. 오후에는 논문을 본격적으로…
2021. 5. 31. 요약생활 61
2021. 5. 31. 월. 저녁 풀들이 싱그러웠음 오전에 지원과 함께 출근했다. 누나네 차를 빌려 지원을 공방에 데려다 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차를 주차하고는 바로 버스로 학교에 출근했다. 학교에서 논문을 잔뜩 뽑았다. 학사 조교님의 눈치를 보면서 뽑긴 했지만 끝내 한 소리 들었다. 그래도 이해해주셔서 감사했다. 연구소 프린터가 말썽이어서 논문을 뽑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Hart-Fuller 논쟁에 대한 논문을…
2021. 5. 27.-30. 요약생활 57, 58, 59, 60
2021. 5. 27. 목. 비온 뒤 갬 오전에 학생 상담 서비스를 이용했다. 어떤 이에게는 너무 먼 사이여서, 어떤 이에게는 너무 소중한 사이여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때로는 적절한 거리가 말을 낳는다. 모처럼 마음이 편했다. 수업을 들었다. 중국철학사에서 묵자를 발제했는데, 독특했다. 누군가 예수를 참고하고 묵자를 서술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 그러나 묵자의 탄생연도가 더 이르다는 게…
2021. 5. 26. 요약생활 56
2021. 5. 26. 수. 보름달이 예뻤던 것만 기억남 압축적으로 잘 살았다. 논문 두 편을 읽었고, 제혁 형이 던진 글감으로 에세이를 한 편 썼다. 수업을 들었고, 내일 수업 발제 준비를 했다. 점심에는 아주 잘 맞는 강사님과 영어회화를 했다. 나는 확실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편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정해진 질문대로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그 대화를 이어나가서…
2021. 5. 24.-25. 요약생활 54, 55
2021. 5. 24. 월. 흐림 영어 공부를 깨작거리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함. 저녁에 학교 행사에 다녀옴. 시간을 많이 쏟았던 학군단 체육관 개관식이 개최됨. 학군단장과 훈육관, 동문회장 및 동문회 선배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함. 고량주를 마셔 잘 읽지 못함. 오늘 공부한 것: 영어 단어장 완성. 2021. 5. 25. 화. 비온 뒤 갬 나는 시간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2021. 5. 20.-23. 요약생활 50, 51, 52, 53
2021. 5. 20. 목. 비 연구소에 출근해 영어 공부를 조금 하고 방송 원고를 작성했다. 복수에 관한 내용인데, 지난번 신화와 어원으로 복수의 의미를 살펴본 데 이어 아렌트 철학에서 복수 개념을 살펴보는 내용이다.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수업을 들었다. 현대인식론은 zoom으로, 중국철학사는 대면강의로 진행했다. 수업이 끝나고 여덟 시에 연구실에서 공부를 좀 더 하다 갈까 했는데, 저녁을 먹지 않은 게…
2021. 5. 18.-19. 요약생활 48, 49
2021. 5. 18. 화. 맑고 따뜻 중학교 시절 단짝 영재가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반차를 써서 오전에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아침에 나와 커피 한잔 할까 했는데, 내가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하니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쉬는 날 굳이 사서 고생하는 게 의아해 물었더니, 내가 부지런하게 사는 걸 알고 아침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다. 허허.…
2021. 5. 17. 요약생활 47
2021. 5. 17. 월. 비온뒤 갬 지원과 문화생활을 했다. 지원은 <Loving Vincent>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혁명론』을 정리했다. “Starry starry night”로 시작하는 노래 제목이 왜 Vincent일까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고흐에 대한 헌정곡이기 때문이라고 지원이 알려줬다. 지원이 본 영화는 고흐의 화풍을 오마쥬해 유화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었다. 메이킹 필름만 잠깐 봤는데 소름돋게 아름다웠다. 고흐의 인간적 면모는 불안정하고 꺼림칙했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