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송

우리는 언제까지날짜를 셀까순간을 건너기도 이렇게 힘든데고양이를 보면서나는 생각했다가르릉 소리를 들으면서푸리에는복잡한 소리와 단순한 소리를 구분하고 복잡한 소리가 단순한 소리들로 구성된다는 복잡한소리를 했다 고양이의고운 저 소리도신디사이저건반 몇 개를동시에 누르면똑같은 소리가 난다는 소리다소리는힐베르트의 거리와제논의 순간을 넘어내게 닿아 귓전을 울린다울리면서 고양이 네가 죽을 때뚝그칠 것이다나는 왜 너의 장례를 치러야 할 운명일까

2023. 5. 23. 요약생활 113

화요일, 맑음 내일은 결혼사진을 찍는다. 요 며칠 운동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먹고 있다. 우락부락하게 몸 키울 생각은 없지만, 별로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진이면 평생 남는 건데, 멀쩡하게는 보여야 하지 않겠어? 몸은 습관 대로 큰다. 몸은 마치 지층과 같아서 켜켜이 퇴적된 무늬를 갖는다. 하루 양치 거른다고 충치가 생기겠냐마는 그런 행적들이 충치를 낳는…

2023. 4. 10. 요약생활 110

월요일, 맑음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원과 함께 살 전셋집을 구했다. 이사는 6월 중순. 조만간 상견례를 할 것이고, 결혼식을 준비할 것이다. 이렇게 한 가정을 꾸린다. 최근에 내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국회를 떠나 강서구의회에서 일하고 있다. 일은 이미 손에 익었고, 좀 더 배울 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중이다. 점심시간에는 이렇게…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

‎נַֽעֲשֶׂ֥ה אָדָ֛ם“우리가 사람을 만들자” 창세기에 적힌 신의 말입니다. 세상을 창조하던 신이 마침내 인간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성경에서 신은 내내 단수(내가)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유독 복수(우리가)로 등장해 오래도록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신학도 전혀 모르지만, 제 나름대로 이렇게 추측해봅니다. 신도 육아는 혼자 하기 어려웠나보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 그러니까 영양, 보호, 성장, 교육 등등은 홀로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