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두고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두고"내 자식에게 동성애를 교육시키고 싶지 않다""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 들이게 된다""남성이랑 탈의실을 같이 쓰라는 거냐"운운하는 분들께, 요새 전화로 싸우는 일이 잦다. 끼어들 틈도 없이 자기 말만 쏟아내는 분들이면 그냥 듣고 끊을 텐데, 몇몇 분들은 내 대답을 요구하신다. 그러면 나는 "선생님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한다. "당연히, 사람은 다르다. 모든…

자유민주주의라는 우상

인간이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를 통해 예수의 희생을 기리자’는 주장은 십자가를 성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십자가에 기도하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인간의 주장은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십자가 앞에서 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도도 신께 닿지 않는다’는 주장도 십자가를 우상으로 만든다. ‘우리 교회에 오면, 혹은 내 설교를 들으면 반드시 구원받는다’는 그 오만한 말이 우상을 만들어낸다. 그 외 모든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2022. 4. 12. 요약생활 89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의원님이 보좌관님에게 글을 한번 써보라고 하셨는데, 어깨너머로 듣고 내 나름대로 써봤다. 그리고 상황 봐서 '한번 써봤다'며 보여드렸다. 검찰정상화가 당론으로 채택됐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염원이 민주당을 움직였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관심으로 움직입니다. 여러분께서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첫 발을 뗐습니다. 비정상적인 검찰권을 정상화할 유일한 기회입니다. 비대하고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검사들의 정신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회수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 말했다. "영장 청구권은 수사권을 전제"하기 때문이라 한다. 검찰 수사권 회수가 헌법 위반이라니?헌법에 검사의 수사권이 전제되어 있다니? 헌법이 정하는 검사의 권한은 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위한 영장신청권뿐이다. 헌법이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이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보장했다고 해석하는 건 유추다. 그렇게 따지면 이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다. '법관이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에 임하기 위해서는…

생활요약 2 (2022. 1. 2. ~ 4. 10.)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도 했고, 취업도 했다. 나는 국회의원 비서로 일하고 있다. 1월 한 달은 악몽같았다. 가족에 비극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비극은 비단 나의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비극이었다. 실은 그 가족의 비극이 더욱 근원적이므로 먼저 언급해야 마땅하지만, 나는 나의 가족을 먼저 말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의 시야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설…

끼어들기

섣불리 어떤 공동체에 끼어들려 하지 말라. 혐오를 불러 쫓겨날 수 있다. 공동체는 집단 이상이다. 공동체는 여러 사람들을 모아놓기만 한 집단이 아니라, 언어와 관습으로 묶인 관계이다. 그들만이 아는 말이 있고, 그들만 하는 행동의 양식이 있다. 그걸 아는 사람은 공동체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고, 그걸 모르는 사람은 공동체에 있더라도 쫓겨날 수 있다. 공동체 밖에 있던 사람은 공동체의…

겨울 지나 봄

얼었던 분수가 터졌다 버들 여린 잎 돋아나고 목련은 벌써 떨어지기 시작해서 목놓아 봄 부르는 새된 소리들 남해는 벚꽃이 한철이라는데 이곳은 아직 꽃망울이 수줍다 어디는 겨울, 어디는 봄 벛꽃의 꽃말은 부끄러움 먼 흑토의 밀밭에서는 수많은 세계가 사그라들고 나는 연못가에 앉아 벚꽃을 본다 평화, 사랑, 인류 이따위 거창한 것들을 떠올리면서 결코 닿지 못할 길을 닦으면서 빼앗긴 밀밭에도…

정치인이 ‘함께 살자’는 말을 멈출 때 나타나는 일들…

유대인 갈라치기 → 인종 우월주의 주장하기 → 장애인 학살하기(약 30만) → 유대인 학살하기(약 600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장애인을 상대로 검증된(!) 학살 시스템이었다. '안락사 프로그램(Aktion T4)'이라 명명된 장애인 학살은 '독일민족의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선동으로 30만 명을 죽인 정책이다. 그 학살은 당시 독일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시기를 앞당길 뿐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공감도 지능순

[공감도 지능순] 이준석의 글을 보고 놀랐다. 그는 요 며칠 단 한 번도 혐오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쓴 글은 하나같이 혐오로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맥락을 읽는 동물이다. 그는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점에서 여성혐오를 했는지, 장애인혐오를 했는지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역시도 그 자신이 어떤 점에서 혐오를…

범죄가 유능하다는 착각

범죄는 상식으로 알아본다. 합법이어도 범죄같은 짓들이 있고, 불법이어도 상식선에서 이해할 만한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나치의 유대인 차별은 합법이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빈곤으로 절도에 내몰린 장 발장에게 많은 사람들이 동정하는 것과 대조된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 상식을 배운다. 누가 가르쳐주는 건 아니지만, 과거의 여러 사례들을 기억해 현재의 사안을 평가하는 데 참고하는 적당한 기준이 바로 상식이다. 상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