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맑음 출근해서 일 봤다. 모든 일이 순조롭다. 다만 소득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걸까? 군대에서도 일해보고, 회사에서도 일해보고, 학교에서도 일해보고, 정부에서도 일을 하고 있지만, 당췌 모르겠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아직은 확언할 수 없지만, 철학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건 하나 있다. 유명해지면 돈을 번다. 파렴치한 범죄로 이름을 알리는 악명만…
삶
2022. 11. 22. 요약생활 104
화요일, 맑음 출근해서 일 봤다. 법안을 하나 만들고 있다. 새로울 건 없지만, 중요한 법안이다. 자세한 내용을 옮기기엔 좀 그렇지만,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남의 돈 빌려 쓰고 빌려준 이에게 돈 쓴 내역을 소상히 알리기로 했는데, 그냥 '알린다'라고만 계약서에 써있다. 언제 어떻게 무엇으로 알려야 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물론 법률은 명령이나 규칙보다 추상적인 것들을 규정해야 한다.…
2022. 11. 21. 요약생활 103
월요일, 맑음 생활철학연구소를 차렸는데 파리만 날린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야매 철학관을 열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줘 재밌게 문답했다. 자기 삶과 연관된 질문을 하면 재밌다. 그게 철학이다. 출근해서 일을 보는데, 바쁜 일이 끝나니 여유로웠다. 이제부터 몰아치지 말고, 미리 하면 된다. 미래를 앞서 살자. 그렇게 살되 미래에 매몰되지는 말자. -지금껏 정말 많은 글을 썼는데, 혹시 교수님만의 글쓰기 비법이나…
2022. 11. 20. 요약생활 102
일요일, 맑음 날이 따듯했다. 때는 겨울인데 날씨는 봄이다. 어디에서는 개나리가 폈다 한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가 모조리 망하는 게 아닐까. 두려웠다. 지원과 나들이를 갔다. 송도 센트럴파크. 잘 꾸민 공간에서 편히 쉬다 왔다. 지원의 지인에게 반려견을 데려왔다. 네 시간 남짓 함께 나들이를 했는데, 생명의 무게가 상당했다. 새로운 생명이 곁에 있다는 건, 그리고 그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건…
2022. 11. 16. 요약생활 101
목요일, 맑음 나는 일기랑 정말 안 맞는 듯. 한달 지나 쓴다. 그래도 아예 잊지 않고 쓴다는 게 어디. 10월 한달 내내 국정감사 치른다고 정신 없었다. 국정감사 끝나니 바로 11월 한달 동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의 한다고 정신 없었다. 정말이지 정신 없이 사는 삶이었다. 예결위 끝나고 어제 하루 쉬었다. 지원과 오랜만에 데이트하고 푹 쉬었다. 앞으로 할 일은 법안…
구글 타임라인
구글 타임라인이라는 사이트를 아시는지? https://timeline.google.com/ 스마트폰에 구글 계정을 연동하고, 위치추적을 승인하면, 내가 언제 어디에 어떤 교통수단으로 이동했는지 지도에 표시된다. 구글이 내 위치를 모조리 보고 있다는 점이 꺼림칙하지만, 나는 이걸 매일 아침 확인한다. 아, 어제 여기를 다녀왔구나. 그래, 어제도 술을 마셨구나. 어제는 야근을 오래 했구나... 나중에 내가 다닌 경로를 다 겹쳐서 히트맵을 찍어보면 재밌겠다. 칸트가 말했듯이,…
명백한 사실, 사실적 진리
이 글을 쓴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10월 3일, 글을 쓸 당시에는 하나의 사건에 여러 해석이 있었다. 적어도 내 귀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보고 "이 새끼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들렸다. 그러나 당시 윤석열 행정부를 비롯해 여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에는 그런 식의 말장난이 없다. 물론, '참사'를…
안전불감증
또 그놈의 안전불감증. 우습다. 언제 죽을지 아는 사람, 세상에 어디 있나. 원래 죽음은 감각되지 않는다. 안전하다는 믿음이 없으면 세상을 어찌 사나. 믿음 없이 살면 모두가 신경쇠약에 걸린다. 안전하다는 믿음이 우리를 배신할 때 우리는 죽는다. 모든 삶은 안전불감증 위에 놓인다. 안전불감증이라 비난받지 않을 죽음은 세상에 없다. 정부의 책임은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지켜주는 것이고, 이웃의 책임은 타인의 죽음을…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에는 선장이 가만히 있으라 말했고, 이태원에 사람들이 스러지고 나니 세상의 절반이 가만히 있으라 말한다.
친구
문득, 어떤 이유로, 내가 떠오른다는 사람을 곁에 둔다는 게, 참 행복한 삶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누군가 내가 떠오른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검도에 관한 글을 쓰면서, 나는 검도를 오래 수련해온 친구를 떠올렸다. 그에게 검도에 관해 물었더니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키워드가 있다는 게 좋다면서. 또 어떤 날은, 아렌트를 공부하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아렌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