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5. 요약생활 91

영어회화 연습하길 잘했다. 지난번에 영어회화에서 주워들은 말 가지고 요약생활 쓴 날 저녁, 식당에서 외국인을 만났다. 지원과 나는 오랜만에 닭갈비 먹자고 단골 식당에 갔는데, 옆에 외국인 남녀 한쌍이 앉더니 주문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어서 기회만 엿보다가 눈을 마주쳤다. "Any help?" "Oh you speak English?"로 시작해서, 매운 닭갈비 1인분, 닭목살 1인분에 처음처럼 한 병 시켜줬다.…

2022. 7. 12. 요약생활 90

마지막 요약생활 이후로 3개월 만에 쓰는 요약생활. 한 분기가 지나도 까먹지 않고 쓰는 내가 대견하다. 지난 3개월도 쉽지 않았다. 3월에 대선 끝나고 4월에는 법안 발의하겠다고 동분서주했다. 5월에는 지방선거 준비하고 6월에는 또 졌다. 잠시 한 주 쉬고 이제 다시 달린다. 오늘은 아주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뇌는 좋을 때보다 불안할 때를 더 잘 기억한다는 말. 과학적으로…

2022. 4. 12. 요약생활 89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의원님이 보좌관님에게 글을 한번 써보라고 하셨는데, 어깨너머로 듣고 내 나름대로 써봤다. 그리고 상황 봐서 '한번 써봤다'며 보여드렸다. 검찰정상화가 당론으로 채택됐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염원이 민주당을 움직였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관심으로 움직입니다. 여러분께서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첫 발을 뗐습니다. 비정상적인 검찰권을 정상화할 유일한 기회입니다. 비대하고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생활요약 2 (2022. 1. 2. ~ 4. 10.)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도 했고, 취업도 했다. 나는 국회의원 비서로 일하고 있다. 1월 한 달은 악몽같았다. 가족에 비극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비극은 비단 나의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비극이었다. 실은 그 가족의 비극이 더욱 근원적이므로 먼저 언급해야 마땅하지만, 나는 나의 가족을 먼저 말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의 시야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설…

2022. 1. 2. 요약생활 88

내 생활을 돌아보는 일을 지난 추석에 하고 그만두고 있었다. 이제 해도 바뀌고, 논문도 통과하고, 졸업만 앞두고 있으니 쓸 때도 됐다. 오늘은 지원과 여기 저기 쏘다녔다. 그런데 어디를 다녔는지보다 더 중요하게 적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 설거지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해야 한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해야 할 것이다. 아렌트가 말하기를,…

2021. 9. 20. 요약생활 87

추석들 잘 보내고 계시는지. 나는 23일 연휴 다음날에 논문 발표가 있어 작업 중이다. 교수님께서 논문 주제가 너무 넓고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셔서 다시 쓰다시피 하고 있다. 작업하던 중에 까먹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어 남긴다. 내가 보기에 법철학의 논의에서 범죄와 처벌의 관계는 핵심적이다. 법은 범죄를 처벌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렌트는 그로티우스와 푸펜도르프, 몽테스키외의 법철학을 높게 평가한다. 아렌트가…

2021. 9. 7. 요약생활 86

논문 가제본을 제출했다. 물론 엉망이지만, 그래도 5일 밤을 새가면서 머리에 든 무언가를 꺼내니 후련하다. 앞으로 오래도록 수정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내 글에 작은 성과가 있다면 법을 명령이 아니라 참여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렌트에게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우선 푹 쉬었다. 다음 논문을 구상하면서 The Warriors라는 책 서문을 봤다. 아렌트가 그레이의 책에 서문을 써주면서 전쟁에…

2021. 8. 24. 요약생활 85

혼란을 겪는 중. 내가 아는 것과 내가 알고 싶은 것 사이에서,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학기 안에 논문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한 학기 미룬다고 논문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가? 전혀.. 어제 백신을 맞았는데 어깨가 욱신거리는 것 빼고는 아무 이상이 없다. 좀 많이 졸렸을…

2021. 8. 20. 요약생활 84

논문 작성에 열중했다.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주부터였다. 해야 할 일이 크고 많다보니 시작하기를 차일피일 미루었다. 시작하고 나니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큰 일이라는 '생각'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 시작하고 나니 여기부터 저기까지 해야 할 큰 '일'을 앞에 두게 됐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좋은 글은 좋은 의견이고,…

2021. 8. 2. 요약생활 83

연구 주제가 조금 바뀔 것 같다. 내가 관심 있는 주제는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약속을 왜 지켜야만 하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설명을 시도했지만, 약속에 대한 설명은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무엇 때문에 사람은 약속을 지킨다"라는 설명(결국 "법의 이념은 무엇이다"라는 설명)은 "인간은 죽는다"라는 설명과 같은 설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에 대한 의견이나 이론은 진리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