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7.-19. 요약생활 17, 18, 19

2021. 4. 17. 토. 더할 나위 없이 좋음 토요일에 느즈막히 일어난 건 오랜만이다. 책을 다 읽어둔 덕이다. 홀로 읽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다가도, 이양수 선생님이 해설해 주시면, 아! 그게 그 말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친다. 독서모임을 하면 할수록, 책의 신비함을 느낀다. 크게 두 가지인데, 이해하는 법과 기억하는 법이다. 첫째로, 책은 읽는다고 이해되지 않는다. 관점을 갖고 혼자…

2021. 4. 15.-16. 요약생활 15, 16

2021. 4. 15. 목. 맑음 학교에 일찍 도착해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에 엘리베이터가 잠시 멈췄다. 3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면 나는 죽게 될까 하고 고민했다. 다행히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자리에 앉아서는 내내 유학 생각만 했다. 나는 언제나 해야 할 일보다 꽂힌 일에 몰두한다. GRE 문제를 보고, TOEFL 문제 수준을 확인했다. 내가 알던 영어가 맞나 싶을…

2021. 4. 14. 요약생활 14

2021. 4. 14. 수. 맑고 쌀쌀 에픽테투스는 “바랄 수 없는 것들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욕심내며 살았는가. 오전에 학교에 출근해서 현대인식론 과제를 했다. 지난 주까지 끝냈어야 했는데 대충 하느라 미처 다 하지 못한 탓이다. 원래 하려던 공화국의 위기는 한 자도 읽지 않았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지도교수님께 작은 칭찬을 받았다…

2021. 4. 12.-13. 요약생활 12, 13

2021. 4. 12. 월. 추적추적 비 아침 문화생활은 취소했다. 어제 등산도 다녀오고, 새벽에 손흥민 경기도 보느라고 피곤했던 탓이다. 지원이 먼저 연락을 주어 고마웠다. 학교에는 두 시까지 조교 근무를 하면 됐지만 세 시간 일찍 도착해 다른 하이데거를 읽었다. 조교 근무를 하면서는 거의 읽지 못했다. 확실히 집중되지 않는다. 오후에는 지원에게 전화가 왔다. 대량 주문제작 전처리를 위해 신설동에…

2021. 4. 11. 요약생활 11

2021. 4. 11. 일. 맑음 지원과 도봉산에 다녀왔다. 북한산, 수락산과 함께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이다. 왜 예부터 군사 요충지로 이름난 곳인지 알 것 같았다. 도봉산역 방면에서 천축사를 거쳐 자운봉으로, 석굴암을 거쳐 다시 도봉산역으로 내려오는 경로였다. 산세는 험하지 않고, 경치가 좋았다. 내 감상으로는 북한산보다 나았다. 힘들이지 않고 재밌게 다녀왔다. 도봉산 자운봉에서 논문지도는 화요일 오전에…

2021. 4. 10. 요약생활 10

2021. 4. 10. 토. 맑고 따뜻함 『존재와 시간』을 읽다가 세 시 반에 자서, 일곱 시에 일어났다. 아홉 시까지 다시 읽고 독서모임에 갔다. 하이데거의 독특한 세계관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된 듯싶다.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통해, 주체와 객체, 정신과 육체, 실재와 현상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살펴 보아야 한다. 모임은 잘 끝났고, 새로 알아본 장소도 다들 흡족해…

2021. 4. 9. 요약생활 9

실제로 공부에 집중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두 시간이 채 안 되는 것 같다. 왜 나는 시간을 적게 쏟으면서 탁월해지기를 바랄까. 어떤 것에 탁월한 사람은 다른 말로 그 외의 것에 결여된 사람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하려고 하기보다, 하나를 잘 하기를 원한다. 내 욕심은 탁월한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 어제는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 잠을 충분히 자면 다음…

2021. 4. 6.-8. 요약생활 6, 7, 8

2021. 4. 6. 화. 맑고 먼지 많음 아홉 시에 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열두 시에 있을 아렌트 스터디를 위해 인간의 조건을 읽고 요약했다. 영어 원본을 읽고 썼는데, 읽기도 쓰기도 쉽지 않았다. 한 시간에 한 절 읽고 쓰는 일은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은 잡아야 될 듯싶다.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논문 주제에…

2021. 4. 4.-5. 요약생활 4, 5

2021. 4. 4. 일. 맑은 뒤 흐림 지원과 벚꽃을 보러 인천에 다녀왔다. 벚꽃을 보기에 제격인 장소. 가게 앞 벚꽃길과 2층의 풍광이 아름다웠다. 한 쪽으로는 멀리 항구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벚꽃나무가 창 바로 앞에서 흔들리는 모양은 잊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작년에 벚꽃을 보러 가던 날을 떠올렸다. 대청댐 주변 길은 드라이브 하기에 좋았다. 꽃으로 지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

2021. 4. 2.-3. 요약생활 2, 3

2021. 4. 2. 생일이다. 여자친구 공방에 들러 함께 시간을 보냈다. 초와 풍선, 멕시칸 음식과 회, 와인과 백세주를 준비해주었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를 기쁘게 했다. 축하 연락을 해준 사람들을 헤아려보니 대략 50여 명 정도.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한 명 한 명 정성들여 감사를 표했다. 작년까지만해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