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riter acknowledges his lack of knowledge in Latin and Greek but remains committed to learning. He recalls a defining moment of witnessing scholarly debate and criticism, prompting him to study classical languages. The text includes quotes from Aristotle and Jesus, and reflects on the responsibility of voicing opinions, advocating for humility in criticism and self-reflection.
생각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
새해를 맞아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2년판을 봤다. Im Westen nichts neues. 서쪽에는 새로울 것 없음.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옮기기에는 너무 깊은 제목이다. 하인리히에서 파울로 이어지는 돌격 장면과, 파울에서 이름 모를 어린 병사로 이어지는 인식표 수거 장면의 반복은, 새로울 것 없는 참호전을 되새기게 한다. 죽은 병사들의 군복을 수거해 핏물을 빨고 총알구멍을 기워 신병들에게 나눠주고…
신혼 소감(이자 경고)
결혼을 하니 남의 집 침대 사정이 자연스럽게 공론화된다. 나는 이게 참 싫다. 1. 무거운 걸 들으래서 몸을 굽혔더니 '신혼인데 허리 아껴야지'라며 웃는다. 이미 관용적인 표현인 것 안다. 근데 싫다. 분위기 깨고 싶지 않아 나도 웃어 넘기긴 하는데, 기분 더럽다. 나를 성적 농담 대상으로 삼는 건 얼마든 오케이. 그런데 결혼하니 자연히 내 아내가 엮인다. 농담 대상으로…
독서대중은 왜 사라졌는가?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다. 아니, 글을 읽지 않는다. 이건 도서 시장의 위축이니 독서 인구의 감소니 하는 문제가 아니다. 현대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읽기에 무능해졌다는 것이다. 독서대중이 사라졌다. 여기서 독서는 책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텍스트를 읽어 나가는 활동을 의미한다. 텍스트를 읽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출근길 지하철에 타면 모두가 무언가를 읽는 데 열중이다. 다들 무엇을…
6억 벌었다
물론 내 돈은 아니다. 하지만 내 돈 6억을 번 것만큼이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지난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예산안을 심사하는 기간이었다. 예산안을 검토하면서,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은 모두 지적했다. 내가 작성한 질의서 중에는 읽힌 것도 있었고, 읽히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유독 한 질의서가 쟁점이 됐다. 준공업지역 발전방안 용역비에 관한 문제제기였다.…
여명학교의 새로운 터전
여명학교라는 새터민 대안학교가 있다. 학생은 80여 명. 북한, 중국, 러시아에서 학생들이 찾아온다.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학력이 인정되는 유일한 학교다. 2004년에 개교했으니 올해로 20주년이다. 그런데 학교는 아직도 겉돈다. 중구 명동에서 셋방살이를 하다 은평구 뉴타운에 학사를 지어 뿌리를 내리려 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이전 계획은 무산되고 겨우 강서구 염창동으로 옮겼다. 폐교한 염강초등학교 건물에 다시 셋방살이를 시작했다. 4층 건물이지만…
내 조카, 의준에게
의준아, 너는 오늘 사람이 됐다. 나도 너의 탄생으로 삼촌이 됐다. 너를 둘러싼 모두가, 너를 만나기 전의 무엇에서, 너를 만난 이후의 무엇으로 변신했다. 세상이 통째로 변했다. 너를 만나려면 일곱 가지 벽을 갈라야 한다. 의사는 나의 누나의 배에 메스를 댔다. 가장 처음, 피부를 갈랐을 것이다. 다음으로 지방층을 갈랐겠지. 그 다음은 근막을, 그리고 근육을 갈라야 한다. 장막을 가르고…
희망온도 18도라는 기우제
photo by Sarah Heilbronner 덥다고 에어컨 희망온도 18도로 설정하는 사람을 나는 깊이 믿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사물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다. 현재에 매몰돼 미래를 상상하지 못한다. 분별력이 없다. 더위를 빨리 식히려면 희망온도가 아니라 풍량을 조절해야 한다. 희망온도는 특정 온도를 기준으로 온도를 낮추는 강도로 작동할지/유지할 정도로만 작동할지를 결정한다. 희망온도까지 얼마나 빨리/느리게 도달할지를 조절하는 건 풍량이다. 에어컨이 허용하는…
페미니즘에 관한 단상과 대화
영화 <오펜하이머>에 여성 인물이 적다는 비판이 돈다. 지능형 안티 페미니스트 같다. 그들은 모든 역할에 성별을 결부시킨다. 성별을 이유로 역량을 폄하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과장해서도 안 된다. 역할은 역량으로 결정해야 한다. 전통 사회는 역량이 아니라 성별로 역할을 결정하곤 했다. 분명 문제다. 그러므로 자연적 성별과 사회적 성역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페미니즘의 핵심이다. 아기를 낳고 젖먹이는 일…
단상들 2023. 8. 16.
(테세우스의 배 문제에 따라 과거의 일본제국과 현재 일본이 다르니 윤석열의 광복절 연설이 타당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사유와 행동] [오전 8:13] 저는 뭐 나쁘지 않은거같은데언제까지 반일감정 팔아먹을런지 ㅉㅉ네 저는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나간 과거니까 잊어야죠 [사유와 행동] [오전 8:16] 광복절이라서 더 의미있을수도 있다고 봅니다과거는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미를 담을수도있는거죠반일감정이 아니라면 문제될게 없다고 봅니다 [사유와 행동] [오전 8:46] 태세우스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