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갓또는 나름의 일상을 찾은 듯하다. 언제나 안방에서 함께—항상 내 가랑이 사이에서—잠을 청하던 갓또지만 지음이 함께한 이후로 의연하게 자기 잠자리를 찾는다. 새벽에도 여지없이 터지는 울음소리에도—놀란 마음에 동공이 커지고 가까이 찾아와 살펴보면서도—너그러이 자기 자리를 지킨다. 몇 주 동안의 외박에도 우울해하거나 속상한 기색이 없다. 다행히 지음에게도 고양이 알레르기가 없다. 2. 희생의 기원은 이기(利己)라는 생각을 했다. 비행기를 탈…
생각
아이를 만지다
아기가 났다. 오늘은 아니고 6일 전. 이제야 느꼈다. 아이가 태어났구나.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늘 보고 듣기만 했기 때문이다. 아기를 만진 건 오늘이다. 아내의 몸에서 아이를 떼어내던 날 나는 탯줄을 자르지 못했다. 병원의 방침이 수술실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절차가 완료된 뒤, 나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양수와 혈액, 태지와 함께 버둥거리는 아이를…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 혁명기이다
이 글은 혁명기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통합과 공존을 주장하는 자들이 혁명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진정한 혁명은 정치적 자유를 확립하고 헌법을 변화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혁명기의 혼란 속에서 실질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사이버 가번먼트
통치 또는 정부를 의미하는 ‘가번먼트(government)’와 가상을 의미하는 ‘사이버-(cyber-)’는 사실 같은 어원에서 났다. 바로, 항해에서 키를 잡는다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퀴베르난(κυβερνᾶν)’이다. 키잡이에서 통치로 의미가 분화된 건 쉽게 납득된다. 수십-수백 명의 선원들은 자기 목숨을 조타수의 손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통치자의 손에 함께 죽거나 살아가는 모습과 들어맞는다. 문제는 가상이다. 인터넷은 무수한 정보가 범람하는 공간이어서 바다로 비유된다.…
떠날 수 없는 우정이란 것도 있었다.
나는 절교를 즐기는 사람이다. 우정은 잘못으로 깨진다. 친구가 잘못을 저지르면 나는 그가 잘못을 깨닫도록 돕는다. 깨달으면 용서하고 깨닫지 못하면 떠난다. 그래서 내게는 용서와 절교 모두 즐거운 일이다. 용서와 절교 모두 자유롭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내가 따르고자 하는 것에는 반드시 복종한다. 가족이라든지 공부라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얽매임은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니까.…
겸손한 사람은 타인의 오만을 지적해서는 안 되는가?
make it in english ChatGPT의 말: ChatGPT This text explores the true meaning and importance of humility. Humility is not simply about outward manners or appearances; it is an internal attitude of lowering oneself and showing respect for others. The author explains the essence of humility through the concept of "humility" in the I Ching and the idea of "paradox" from ancient Greek philosophy. Humility can manifest in two ways. One is the Socratic approach, where humility is expressed by continually asking questions and acknowledging one's own ignorance. The other is Jesus’ approach, where humility involves pointing out the arrogance in others and teaching them through it. True humility is not just about lowering oneself; it is about pointing out the arrogance in others while avoiding becoming arrogant oneself. The text suggests that true humility lies in the ability to judge others' pride without falling into pride oneself, making human relationships possible.
책 냄새
월요일을 앞둔 고요한 밤이었다. 잠들기 전 아내와 몽고반점을 읽었다. 학창시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돌려 보듯이, 내가 한 시간 반, 아내가 한 시간, 그렇지만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듯이, 그렇게 봤다. 그 시간 동안에는 책이 나를 삼겼다. 초록 물을 뚝뚝 흘리면서 나는 둥실 잠들었다. 출근 전에는 아내와 몽고반점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일상성-본래성이라는 틀로 처제와 ‘나’, J와…
강성훈, 위선과 염치
2022년 3월 29일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인문 플랫폼 '인문360'에 '오늘, 키워드 인문학'이라는 기획으로 게재한 칼럼 하나를 소개한다. https://inmun360.culture.go.kr/content/545.do?mode=view&cid=2372611 위선과 염치 위선이 드러나는 양상은 다양할 수 있다. 위선은 못난 인간이 더 못난 인간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최후의 보루일지도 모른다. 위선의 이름으로 비난받는 행태가 비난받는 진짜 이유는 어쩌면 위선 자체가 아니라 그런 행태를 보이는 사람의 몰염치함…
이재명의 먹사니즘에 대한 비판
("'지금 정치는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바로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강조했습니다."라는 기사에 대해 올라온 "근데 먹사니즘이란 말 자체는 비논리적인게 모든 정치이념의 종착지는 이렇게해야 잘먹고잘산다임 ㅋㅋ" 이라는 메시지에 대해) 흠… 그런가요…? 정치는 이념과 결합할 수 있나요? 이념을 완성하면 정치는 끝나도 좋은가요? 그동안 이재명을 별로 나쁘게 보진 않았는데, ‘먹사니즘’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에토스의 한계
에토스는 자연과 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며, 사람들의 행동은 상상으로 결정된다. 에토스는 이상과 현실의 연결고리이며, 성장과 용서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타락한 상상력은 역사와 도덕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에토스는 신뢰와 거짓 사이의 모호한 영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