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

1. 시간은 흐르고 인간은 연약합니다. 우리 모두가 처한 시간이라는 이 거스를 수 없는 조건이 때로는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향하는 도피처는 기억이라는 영원의 세계입니다. 제가 김선욱 교수님을 처음 뵌 날이 2015년 7월, ‘사회정치철학’ 학부 수업에서였으니 오늘로 꼭 10년이 되는 셈입니다. 그날의 저는 평생 철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교수님께서 제게 학기 말 성적을…

위선에 관한 사람들의 대화들

위선이 아니라 '위선 혐오'라는 현상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위선을 혐오하는 것은 선인가? 위선 그 자체가 선인지 악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런 것을 혐오하는 것은 선한가, 악한가? 혐오라는 현상의 가치는 혐오하는 대상에 달려 있는가? 대상과 관계 없이 혐오라는 현상 그 자체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는가? 이에 대해 한 가지 해석 단초가 될 수 있는 대화를 발견해…

존재물음의 구조

1. "존재와 시간 서론 읽고 있는데 "물음이 걸려 있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우리가 존재(Sein)를 물을 때, 혹은 그에 대해 궁금증을 품을 때(fragen), 우리는 존재를 묻는 것일까요, 존재자(Seiendes)를 묻는 것일까요? 여기서 물어지는 것(Gefragtes)은 분명 존재이지만, 어쨌든 물음이 걸리는 건(Befragtes) 반드시 존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위에 존재자뿐이고, 심지어는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품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