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게 살기로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큰 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다. 장차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장 할 수 없는 일을 외면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생각만 해두는 거다. 아이 밥을 먹이면서, 집을 정리하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만 하는 거다. 시간이 나면 하고 아니면 말고다. 몸과 마음과 사랑하는 가족을 버려가며 해야만 할 일이 있을까? 수신제가를 하고 시간이 남으면 그때 치국도 평천하도 할 수 있는 법이다.
나는 이런 자세가 겸손이라 본다. 그동안 오만하게 살아왔다. 기초가 없는 집에 장식을 붙이느라 열심이었다. 허름해 보이는 것들을 무시하며 살아왔다. 반성한다.
뭐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뭐든 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