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갓또는 나름의 일상을 찾은 듯하다. 언제나 안방에서 함께—항상 내 가랑이 사이에서—잠을 청하던 갓또지만 지음이 함께한 이후로 의연하게 자기 잠자리를 찾는다. 새벽에도 여지없이 터지는 울음소리에도—놀란 마음에 동공이 커지고 가까이 찾아와 살펴보면서도—너그러이 자기 자리를 지킨다. 몇 주 동안의 외박에도 우울해하거나 속상한 기색이 없다. 다행히 지음에게도 고양이 알레르기가 없다. 2. 희생의 기원은 이기(利己)라는 생각을 했다. 비행기를 탈…
[월:] 2025 7월
아이를 만지다
아기가 났다. 오늘은 아니고 6일 전. 이제야 느꼈다. 아이가 태어났구나.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늘 보고 듣기만 했기 때문이다. 아기를 만진 건 오늘이다. 아내의 몸에서 아이를 떼어내던 날 나는 탯줄을 자르지 못했다. 병원의 방침이 수술실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절차가 완료된 뒤, 나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양수와 혈액, 태지와 함께 버둥거리는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