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1. 월. 따뜻하고 구름 조금.
출근해 일했다. 개인 용무를 보았다.
원고를 약간 작성했다. 오늘 원고작업의 목표는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매너의 역사』와 연관을 찾았다. 179쪽 궁정언어의 세속화 부분을 유심히 봤다.
책을 읽기로 계획했다. 『메논』은 77쪽 분량이다. 양이 적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92쪽 분량이다.
2025. 4. 23. 수. 맑은 봄 날씨.
밤을 샜다. 새로운 곳에서 면접을 봤다. 내 능력의 한계를 느꼈다. 후회 없다.
저녁에 회식을 했다. 집에 가서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
2025. 4. 24. 목. 맑은 봄 날씨.
인공지능을 쓸 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기에, 인공지능에게 시를 써달라고 했다.
시를 읽는 밤
등불이 잦아드는 틈,
종이 위로 엎드린 그림자 하나
숨을 멈춘다
말이 되지 못한 생각들이
잉크보다 먼저 번지고,
창밖은 바람이 아니다 —
기억일 수도 있는
어떤 결.
한 줄, 또 한 줄
낯선 숨을 빌려 마시면
오래된 목소리가 내 입 안에 잠긴다
시는 문이 아니다
열리는 것도 닫히는 것도 아니다
김 서린 유리, 흘낏 지나간 반짝임,
손끝에 닿기 직전의 망설임.
들고 나감은 없다
다만 무언가 머물다 가는 것 —
이름 붙일 수 없는 방식으로
책장을 덮는 순간
내가 아니었던 것이
잠시 나였던 것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지
잠시 후에야
알았다
내가 놀란 이유는 이것이다. “인간이 시를 짓는 일과 인공지능이 시를 짓는 일의 차이”를 주제로 써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인공지능의 답은, ‘읽는 데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인공지능이 보기에 읽는다는 건 남의 숨을 빌려 마신다는 것이다. 시든 글이든 방에 담긴 지식을 문밖으로 꺼내는 일이 아니라 창에 서린 김처럼 아무 일도 아닌 것.
2025. 4. 27. 일. 맑은 봄 날씨.
운동하고 친구와 식사했다. 점심에는 회전초밥을, 저녁에는 오리백숙을 양껏 먹었다. 저녁에 잠들었다가 자정 무렵 일어나 잠깐 작업했다. 큰 실수를 하나 발견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요새 집중력이 정말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