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다는 것

 엄마는 나를 버렸다
엄마도 죽냐고 물어봤을 때
엄마는 아니라고 안 죽는다고
나를 안아줬었다

가루가 된 엄마

흰 단지에 엄마를 담고
한 아름도 안 되는 엄마를
양손으로 붙잡았을 때
나는 더위로 속이 끓었다
하필이면 여름날에 이 무더위에
푹푹 찌는데
손에 땀은 자꾸 나는데

45인승 버스 앞 자리 누나 앉고 나 앉고
삼촌 매형 친구들 다 합쳐 열 명이 안 되는데

빈 자리가 많아서 이렇게 흔들리나
신호등은 왜 이리 많은지
기사님, 멈추지 말고 계속 가세요
말하고 싶은데
엄마 멀미하는데

비쩍 골은 내가 다섯살땐가 병원 가던 날
버스 타고 엄마 무릎에 앉아
엄마 어지러워 토할 것 같아
엄마는 눈 감으면 나아진다고
나를 안아줬었지

엄마 아파서 병원 가던 날
그때도 이렇게 가다 서다 했었지
아들, 멈추지 말아달라고 어지럽다고
그런데 나는 신호등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안 서냐고
짜증이 치밀었지
신호등이 많아서 엄마가 아파서

이제 단지를 꼭 껴안고
눈 감으면 나아진다고 말하려는데
누나 품에 엄마 얼굴 웃고 계시네
낡은 사진
염할 때보다 십 년은 젊은
엄마, 아프기 전 우리 엄마
나를 버린 적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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