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 부분은 다시 어떻게 나눌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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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내용 구분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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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인상깊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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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2권 독서노트” 글의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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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기억에 대한 성찰로 인삿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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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 1-2권에 대한 잡생각, 한영현
유년 시절의 기억은 탁하다. 탁하지만 그 시절 경험한 것들이 평생 몸과 생각에 새겨져 있다. 기억나진 않지만 습득된 것들, 언어를 배우고 기억은 비로소 조금 선명해진다. 기억 없이 습득됐던 것들과 기억하고 습득했던 것들, 그것들이 쌓여 취향(goût)이라는 것이 생긴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것, 영화를 보는 것, 책을 읽는 것, 음악을 듣는 것 모두 나의 취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유년 시절의 기억, 그것을 떠올려보면 꿈인지 기억인지 분간이 불가능하다. 명확히 나의 기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제3자의 목소리를 통해 만들어진 나의 기억과 어렴풋이 기억나는 강렬한 몇 장면들이 전부다. 그 강렬한 장면들조차 나의 기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인간은 언어가 없이는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희미한 것일까?
나의 기억력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영원히 기억할 수 있지만, 그 밖의 관심 없는 것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이건 기억뿐만이 아니라 나의 관계, 취미, 심지어 일도 마찬가지다. 가끔은 유년 시절의 내가 궁금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착한 아이는 아니었을거다. 너무 예민해서 부모님을 새벽에 매일 깨우는 아이 그것이 나의 탁한 기억 속 내 모습이다. 탁한 기억을 선명하게 만들고 싶다. 유년의 기억이 선명해지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기억을 온전하게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온전히 기억하는 것,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온전히 기억하는 것은 꽤나 고통스럽겠지.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자신의 유년 시절을 돌아본다. 나와 마찬가지로 매우 탁한 기억들이다. 아무것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기억으로 글을 쓰는 건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기억과 언어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기억의 기본적인 구조는 언어(생각)와 시간으로 되어있다. 누군가를 추억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도 언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대철학자들은 언어를 그저 기호로 취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우구스티누스도 마찬가지로 언어는 기호의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언어가 기호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상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같은 사람이어도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성격이나 말투가 바뀐다. 언어에는 기호 이상의 무언가가 들어있다. 어떤 정신적인 혹은 감정적인 무언가가. 현대에 와서 소쉬르는 언어를 기표와 기의로 나누어 조금 더 세세하게 연구를 했었다. 하지만 그의 연구도 정신적, 감정적인 무언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는 않다. 이 무언가는 아마 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어떤 것일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지만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역설이 생긴다. 언어를 배우기 전의 기억들, 그것들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마치 여러 장의 사진이 꽂혀진 사진첩의 모습일까? 사진은 말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무성영화는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다 기억의 연옥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유년 시절의 기억, 탁한 기억 아무리 떠올리려 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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