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9. 월. 포근함.
태국 형과 공부에 관해 전화했다. 내 문제의식이 키르케고르의 박사논문과 닿아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2024. 1. 30. 화. 포근했다 추워짐.
바쁘던 일을 모두 끝냈다. 퇴근하고 하근 선배와 밥을 먹었다. 밥만 먹으려는데 이야기가 재밌어서 막걸리를 마셨다. 회사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관계를 추구하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관계가 본분을 집어삼키면 안 된다. 이곳에는 본분을 저버리고 관계를 추구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하근 선배가 우리팀 팀장을 하다 다른 팀으로 옮기니 이때다 싶어 하근 선배를 모함하는 팀원이 있다. 반면교사로 삼고 내 할일이나 잘 하자 다짐했다. 오래 마셔서 아내가 데리러 와줬다. 아내도 하근 선배를 좋게 봤다. 아내와 함께 셋이서 즐겁게 마시고 집으로 갔다. 학교에서 강의를 하게 될 것 같다.
2024. 1. 31. 수. 포근함.
오래 전 일하던 사람의 지인이 나를 만나고 싶다 해서 저녁시간을 할애했다. 시간낭비했다.
단상.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왜 죄다 바쁘다는지 모르겠다. 말에 핵심이 없고 끊임없이 관계를 되새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1)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물음으로 시작했다. (2) 그 문제를 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말한다. (3) 과거에 그 문제와 관련해서 이뤘던 자기 성과를 언급한다. 그런데 그것도 사실 유명한 다른 사람의 이름 빌려서 했던 성과다. (4) 자기가 그 사람과 얼마나 친한지 말한다. 근데 그것도 그냥 옆 부서에서 일 한번 해봤다 하는 정도다. (5) 그와 비슷한 또 다른 유명한 사람의 성과를 말한다. (6) 또 자기가 그 사람과 얼마나 친한지 말한다. 그래봐야 한번 술자리 멀찌감치서 이야기 나눠본 게 다다. (7) 이런 식으로 반복한다. 성가시고 우습다.
2024. 2. 1. 목. 추움.
회사에서 동료가 울었다. 상사가 다른 이유로 심사가 틀렸는데, 표현을 동료에게 한 탓이다. 위로했더니 더 울었다. 가만히 있기로 했다.
지원과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가, 아내가 한날 가래떡볶이 영상을 보고 군침 흘리던 게 생각났다. 집 근처에 하는 집이 있어서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아내는 좋아했고 나는 배앓이를 했다.
2024. 2. 2. 금. 추움.
장인어른과 저녁을 먹고 컴퓨터 문제를 해결해드리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했다. 집에 늦게 돌아와 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벌인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봤다. 자기 전 작업을 좀 더 하려 했으나 포기하고 잠들었다.
2024. 2. 3. 토. 따뜻함.
독서모임을 했다. 오전에 이양수 독서모임, 오후에 취미 철학 독서모임. 잠을 자지 못해 건강이 좋지 않았다. 책도 다 읽지 못했다. 속상했다. 그래도 위안이 하나 있다면, 독서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오면 뭐하나? 내가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데.
저녁에 오랜 친구를 만났다. 오래 만난 친구는 아니고, 성인 돼서 다시 만난 초등학교 단짝이었다. 지원과 함께, 친구와 그의 여자친구를 만났다. 사랑이 무엇일까, 결혼은 또 무언가, 하고 생각했다. 친구의 여자친구는 친구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연인 사이에 입장차가 있을 때 누가 잘하는 짓이겠냐마는. 사랑은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서로의 약점까지도 보듬어야 하는 일이다.
2024. 2. 4. 일. 포근함.
아내가 배앓이를 했다. 아내는 가끔 식은땀을 흘리며 복통을 호소한다. 아내의 복통이 끝난 뒤에, 조카 의준의 백일잔치에 늦게 참석했다. 의준에게 독일 출장간에 사온 선물을 주었다. 벤츠 박물관에서 드라이버 수트를 모방한 우주복과 지바겐 자동차 모형을 구매해 선물했다. 돌아와서는 지원과 내내 잤다.
2024. 2. 5. 월. 진눈깨비.
처가 할아버지 산소를 다녀왔다. 장인어른은 할아버지 생각만 하면 눈물을 흘리신다.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오는데, 할아버지 산소에 술을 올리고 다같이 절했다. 장인을 대신해 할아버지께 말씀을 올렸다. 장인은 고맙다고 말씀을 전하셨다. 집에 와서는 아내와 함께 집을 돌봤다.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했다. 아내는 저녁을 차리고 바닥을 닦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갰다. 아내가 된장찌개를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