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9. 금. 날씨가 기억나지 않음.
당분간 회사 일에 매진하기로 했다. 회사에 물을 흐리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사람으로 인해 모두가 자기 성과를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팀은 깨지고 팀원만 남았다. 당분간은 부분이 전체보다 크다. 절반이 완전하다던 헤시오도스의 말이 오늘날에도 통하도록 정의를 추구해봐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
당한다는 것은 모두 잘렸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말에는 그런 의미가 덜하다.
변증법을 플라톤은 이렇게 정의했다.
κατʼ εἴδη διαιρούμενοι τὸ λεγόμενον ἐπισκοπεῖν
나누어진 형상(종)들에 따라 이야기된 것을 따져보기
이를 통해 남자-여자의 차이를 대머리-장발의 차이와 같다고 보고, 직급의 차이를 제화술의 우열이나, 의술-목공술의 차이로 두었다. 핵심은 닮음과 닮지 않음이다. 비교할 것들끼리만 비교하라는 것이다.
직급은 신체가 아니라 본성에 따라야 한다. 여기서 본성은 μανθάνειν ῥᾳδίως, 쉽게 배우기이다.
물론 여기서 직급이라 번역한 ἐπιτήδευμα는 더 충분하게 하는 것, 즉 삶의 방식이자 평생토록 추구할 소명이다.
2024. 1. 20. 토. 날씨가 기억나지 않음.
몸이 좋지 않아 이양수 독서모임을 빠졌다. 온라인으로 참석했는데 내내 졸았다. 몸을 추스르고 취미 철학 독서모임에 나갔다. 항성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돌아와 지원과 함께 치킨을 시켜 먹었다. 몸이 좋지 않아 소파에서 그대로 잠들었다.
2024. 1. 21. 일. 날씨가 기억나지 않음.
지원은 운동하고 나는 늦잠을 잤다. 지원이 돌아오고 나서도 나는 내내 무기력했다. 해외출장을 다녀와서도 쉬지 못한 탓이다. 지원의 친구 유리누나와 학진 형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하루종일 쉰 덕분인지 힘이 솟았다. 밤 늦게 노래방까지 가서 즐겁게 놀고 만취했다.
2024. 1. 22. 월. 추웠음.
몸이 좋지 않아 오전에 쉬었다. 오후에 출근해 회사에서 일했다.
2024. 1. 23. 화. 모든 것이 얼어붙음.
너무 추웠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몸이 좋지 않았다.
2024. 1. 24. 수. 추웠음.
아침 일찍 출근해 일했다. 일찍 퇴근해 집 근처에서 취미 철학 독서모임을 했다. 책을 깊게 읽지 않고 장광설을 늘어놓는 사람에게 다소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봤다. 내가 뭐라고? 나는 그들을 바꾸고자 하는 걸까? 독서모임을 진행할 때 어디까지 간섭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 그래도 함께해주는 이들 덕분에 독서모임은 순항 중이다. 벌써 절반을 지났다.
2024. 1. 25. 목. 그나마 날이 풀림.
아침 일찍 출근해 일했다. 저녁에 상협과 르네샤를 만나 함께 식사했다. 상협은 고등학생 때 만난 친구인데 호주에 살며 말레이시아 여자친구를 만났다. 상협은 우리 부부의 결혼을 축하한다고 샴페인을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책갈피를 만들어 주었다. 마침 국가대표 축구 아시안컵 경기가 말레이시아 전이라 경기를 보며 이야기 나눴다. 혹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다른 데 정신이 팔렸다고 불쾌해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고 말해주었다. 집에 데려가 두 친구에게 고양이 갓또를 소개해주었다. 갓또는 여전히 손님을 반기며 즐거워했다. 상협에게 보내려다 반송된 청첩장을 뒤늦게 돌려줬다. 깜빡하고 있었는데, 상협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분명 나중에 보고 아쉬워했을 것이다. 숙소에 잘 보내고 나도 잠에 들었다.
2024. 1. 26. 금. 포근하고 탁함.
아침 일찍 출근해 일했다. 저녁에 예전 함께 일하던 동료와 저녁을 먹었다. 동료의 친구가 내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 덕분이다. 관계가 변했으나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고 불편했다. 그래도 함께 자리한 사람들이 편하게 대해주어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피곤과 감기가 겹쳐 만취했다.
2024. 1. 27. 토. 추웠음.
몸이 좋지 않아 늦잠을 잤다. 이양수 독서모임에 늦게 도착했다. 칸트 원칙의 분석론을 모두 마쳤다. 성기게 읽은 부분을 마저 채워야 한다. 독서모임을 끝내고 도언, 재민과 점심으로 라멘을 먹었다. 오랜만에 보는 날이라 내가 샀다. 밥을 먹고난 뒤 영민, 온유를 졸라 도언, 재민과 함께 글 모임을 했다. 글이 꽤나 잘 써져 기뻤다. 모임을 끝내자마자 처가와 함께 아내 할머님 생신 모임을 했다. 모임을 마치고 집 근처에서 작은 아버님네 가족과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2024. 1. 28. 일. 포근함.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 아내와 성용 씨와 운동했다. 함께 순댓국집에서 해장했다. 집에 돌아와 정신없이 낮잠을 잤다. 일어나 저녁을 먹고 집을 돌봤다. 나는 쓰레기를 비우고 설거지하고, 아내는 빨래하고 청소하고 내 옷을 다려줬다. 아내와 고양이와 셋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작업을 하려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자기로 했다. 잠들기 전 잠이 오지 않아 아내와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잠에 들기 직전 고양이 갓또가 침대에 올라와 내 다리에 몸을 기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