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이 설득하는 법을 아니? 잘 살면 된다 삶 자체가 증거가 된다 알아서 듣는다 기분 나빠도 배운다 앞뒤 안 가리고 끄덕인다 이 시대는 말의 인플레이션 위조지폐 같은 말을 쏟아내니 헐값이 되고 모두가 떠드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다 듣기 좋은 말만 앨범에 수집한다 앞뒤 안 가리고 끄덕인다 말이면 다 되는 줄 알고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면서 표현의 시식코너를 기웃대는 떠버리들 잔칫상을 쑤셔대던 요지로 보증수표에 휘갈기는 싸인 치주염에 걸린 기자는 혈서를 쓴다 잘살려면 별수 있니 명백한 인생 고개를 떨군다 어여쁜 것들을 찾아 안으로 안으로만 숨는 시인의 마을 굴뚝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어느 단어를 쓸까 밥부터 먹고 하자 쓰다 만 원고지에는 “악화가 양화를“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기에? 죽음으로 시를 완성한 사람들의 제삿상에는 거울이 놓여 나는 한 번 엎드리고 안으로 안으로만 뒷걸음질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