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있잖아
  그때 말이야
  우리가 무언가 쌓아가고 있었을 때
  우리가 입술을 맞추고 있었을 때 말이야

  네가 내 안에
  내가 네 안에
  우리는 그때 우리였지
  나와 너로 흩어지기 전

  그때 우리는
  들숨과 날숨으로
  조용한 숨결처럼 대화를 했잖아
  이제는 고작 음파를 일으키면서
  한숨처럼 소리쳐야 하잖아 외국어처럼

  나는 empathy라는 말이 슬퍼 언제부터
  나는 너를 느끼려면 네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게 된 걸까 언제부터
  우리가 입맞춤을 끝내던 때로부터 sympathy는 고향이 되고
  나는 향수병을 앓아 먼 바다 해무에 싸인 등대처럼
  우리가 쌓은 사랑은 광속으로 낙하해

  우리 숨에서
  너와 나의
  목소리가 떨어져 나왔을 때
  예리한 언어가 흩뜨린 안개
  너는 보이지 않고 소리쳐야 겨우 들리고
  나는 네 말을 기다리느라 말을 멈췄어 혼자라고 생각했지
  언제 네가 입을 떼려나 하고
  네 입술만 그리고 있었어 파문이 일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너는 말없이 숨만 헐떡이는데

  나는 멀리서
  쓸쓸한 사막에서
  문이 닫힌 탓만 하고 있어
  나와 네가 우리였을 때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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