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7. 요약생활 118

화요일, 흐림 이사 후 첫 출근. 아침에 길을 헤매서 10분 지각했다. 이사해서 교통편은 확실히 편한데, 어색하다. 예전에 지각했을 때에는 아무도 안 마주쳤는데, 오늘은 유독 많이 만났다. 바쁜 시기에 휴가 썼다고 핀잔도 들었다. 좋은 날이 있으면 나쁜 날도 있는 법. 끄덕끄덕 했다. 집 생각이 나서 일은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집이 너무 좋아서 가고만 싶었다.…

2023. 6. 26. 요약생활 117

월요일, 흐리고 비 휴가를 쓰고 이삿짐 정리를 마저 했다. 온더보더에서 멕시코 음식으로 브런치를 해결했다. 오랜만에 데이트하는 기분이었다. 오전에는 지원과 이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샀다. 정수기 설치를 완료하고 가스레인지를 개통하기 위해 기사가 방문했다. 점심에는 집에서 정리를 하며 기사님들을 기다렸다. 가스 기사가 갓또를 아주 좋아했다. 오후에는 다시 홈플러스에서 필요한 물품을 샀다. 막바지에는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정신을 잃을…

2023. 6. 24. 요약생활 115

토요일, 맑음 이사했다. 복층 원룸 월세 빌라에서 대단지 투룸 전세 아파트로 간다. 이제 공식적으로(?) 지원과 함께 산다. 하루종일 짐을 싸고 옮겼다. 군 시절 전투준비태세 훈련 때나 쓰던 커다란 PP박스에 옮길 짐을 넣었다. 전에 살던 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4층이어서 등에 짐을 지고 수없이 오르내렸다. 아파트에 도착해서는 다행히 손수레를 쓸 수 있었다. 옛집과 새집을 오가며 상차와…

2023. 6. 25. 요약생활 116

일요일, 흐림 생필품 구입, 어머니 생신 가족 식사, 이삿짐 마저 정리 08:30 침대에서 일어남 10:00 브런치로 맥모닝 세트 먹음. 멀티탭 배선작업 완료하고 컴퓨터 설치 예정… 글 쓰고 이사 박스 정리함. 14:30 어머니 생신 기념 가족식사 참석. 부천 복사꽃필무렵. 16:30 가족들이 집에 와 갓또 보고 감. 누나가 스탠드 선물해줌. 홈플러스 닫혀서 멀티탭 못 삼. 19:00 푹…

[독서노트]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성염 역, 경세원, 2021.S. AURELII AUGUSTINI CONFESSIONES. EDIDIT CAR. HERM. BRUDER. PHIL. D. AA. LL. M. EDITIO STEREOTYPA. LIPSIAE SUMTIRUS ET TYPIS CAROLI TAUCHNITII. 1837. 2023년 5월 6일부터 6월 17일까지 읽다.2024년 8월 5일부터 읽다. 1권. 출생 및 어린이, 소년 시절1. 원인으로서 신 1.1.-5.6.2. 탄생과 유년기 6.7.-7.12.3. 유소년기 8.13.-11.18.4. 학문과 범죄 12.19.-20.31.2권. 내 나이…

[독서노트] 장 스타로뱅스키, 멜랑콜리 치료의 역사

우울증은 고뇌, 고독, 모든 인간적 접촉의 거부, 떠도는 존재들의 재앙이다.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이미지가 흑담즙으로 형상화됐다. 후기 저는 이 책에서 우상, 상상력, 심신문제를 봤습니다. (우상) 사물에 정신적 속성을 부여하는 걸 물신주의라 합니다. 흑담즙이 흥미로운 이유는 물신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속성을 부여할 적당한 사물을, 심지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대도, 만들어낸 결과가 흑담즙이니까요. 어두운 행동에서…

[독서노트] 알베르 카뮈, 이방인

1부 1. 엄마의 죽음. 목요일. 엄마가 매장될 때까지 얼굴을 보지 않았다. 친구의 이름들이 먼저 등장한다. 뫼르소의 친구 셀레스트와 에마뉘엘, 엄마의 친구 토마 페레. 뫼르소의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은 양로원장이 대표 간호사에게 뫼르소를 소개하는 순간이다. 대화는 나누지 않는다. 수위는 재원자이면서도, 재원자들과 스스로를 구분한다. 뫼르소가 오기 전에 관에 못을 대충 박아두었다가 황급히 뚜껑을 열었다. 관에 못이 완전히…

돌아가신 내 아버지께서 마주오는 트럭에 받힌 뒤로 나는 기차를 애용하기로 한다 중앙선은 믿음의 벽 줄지어 가는 자동차들 선을 넘어 균열을 내는 목마 한 마리 원운동을 하는 자동차에게 차선은 위선이라 나는 기차를 애용하기로 한다 아홉시 뉴스 말미 어느 개발도상국 특파원으로부터 수백이 죽고 수천이 다쳤다는 탈선사고 소식이 작게 한 꼭지 두 점 사이를 지나는 직선은 유일하다는데 아버지의…

「[박상훈 정치적 말의 힘]빈자를 위한 정치」에 부쳐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은 민주정과 정치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글 같습니다. 논의의 전개가 과도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서 금권정(τιμοκρατία)과 민주정(δημοκρατία)의 차이는 단지 재산의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인다움(ἐλευθεριότης)이라는 윤리적 특성에 있습니다. 교환은 관계를 구성하는 행위인데, 기근이나 갈증과 같은 삶의 필연성에 종속되어 자유인답지 못하게 행동하면 교환관계가 성립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재산을 가졌다…

전자레인지

우울한 날이면 편의점에 들어가 가장 비싼 포켓 위스키를 고른다 기분은 내야겠고 돈은 없고 안주는 원 플러스 원 냉동만두로 적당히 타협한다 만 구천 원짜리 발렌타인 양주는 이백 밀리리터 백 밀리리터에 오천 원 더하기 사천 오백원 일 밀리리터에 구십오 원짜리 스카치 위스키 대충 한 봉지에 오천원 하는 냉동만두 두 봉지 한 봉지에 네 덩이 원 플러스 원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