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람을 만들자

‎נַֽעֲשֶׂ֥ה אָדָ֛ם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

창세기에 적힌 신의 말입니다. 세상을 창조하던 신이 마침내 인간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성경에서 신은 내내 단수(내가)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유독 복수(우리가)로 등장해 오래도록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신학도 전혀 모르지만, 제 나름대로 이렇게 추측해봅니다. 신도 육아는 혼자 하기 어려웠나보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 그러니까 영양, 보호, 성장, 교육 등등은 홀로 하기에 너무나 어렵습니다. 탄생부터가 둘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인간은 함께 모여 사는 존재이므로 모든 일에는 둘이 필요합니다. 생명에 관한 한, 홀로 하는 일은 오직 잠과 죽음 뿐입니다.

얼마 전에는 간식을 먹이던 중에, 갓또가 비닐 포장지까지 먹어버리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생명을 기를 때 무지는 죄야!!!”를 외치면서, 동물병원에 달려갔는데, 주위의 경험 많은 집사들을 보니 괜한 호들갑이었나 싶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생명을 함께 기르며 느끼는 건, 보살피는 존재만큼, 함께 보살피는 존재도 소중하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함께 사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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