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부끄러움은 내가 내 행동을 돌아볼 때에만 느껴진다. 양심의 목소리는 다름아닌 내 목소리. 양심의 고통은 내가 내게 주는 처벌. 도덕은 자기 자신과 대화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세계다.

판단의 기준을 다른 누군가에 맡긴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판단의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요구조건만 만족하면 도덕을 완성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정해진 규칙만 따르면 이외의 논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 쓰여 있는 법만 기계적으로 지키면 끝이라는 사람들. 법을 어기면서도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내게도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다. 섣부르게 비난하기보다 내 자신에게 한 번 더 채찍질. 부끄러운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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