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정치와 도덕의 경계에서

선거에서 상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용인될까?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른바 네거티브다. 없는 사실을 말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가 감추고 싶어하는 것을 굳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상대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는 모습이 정치인에게 바람직한 모습일까? 일단, 네거티브는 도덕적이지 않다. 모든 사람이 서로 치부 드러내기에 몰두하는 세상은 끔찍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춘 것을 드러내면 그것은 더 이상 감춘 것이…

축구장에서 혁명을 보다

나는 영국 축구리그 소식을 가끔 듣는다. 영국에는 세계적인 축구리그로 인정받는 프리미어리그가 매년 열린다. 프리미어리그는 연간 성적이 나쁜 팀을 추려 하위리그로 강등시킨다. 오늘 들은 소식은 에버튼이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리그 잔류가 확정되는 순간, 관객들이 일시에 달려나왔다. 경기장에 뒤섞여 기뻐하는 선수와 관객들. 나는 그들의 기쁨을 보며 혁명을 떠올렸다. 모두가 한순간에 법을 어기는 광경은 말 그대로…

건강한 토론이 가능할까

오늘자 중앙일보에 김어준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기사가 게재됐다. 댓글에는 (당연히?) 김어준을 비난하는 글 일변도였다. 그 내용이 정말 틀린가 하고 생각해보니, 내가 보기에는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댓글을 썼는데 (역시나) 나를 공격하는 데 재미들린 사람들이 달려들었다. 세상에는 재밌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중앙일보의 기사 나름 건강했던 토론 결코 건강하지 않았던 논쟁

말 같은 말

한 마디도 지지 않았던 한동훈 후보자와 곤욕을 치른 국회의원들 한동훈, 말 잘한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특별한 경우, 악의적으로 명확히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누굴 공격하기 위해서... 한겨레신문의 이번 보도는 과거의 그.. 별장 성접대 보도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1면에 올렸고 일종의 좌표찍기 식으로 후속보도들이 주변에서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금송아지의 발굽

연좌제는 부당하다. 아비의 잘못은 아비에게만 묻고 딸에게는 묻지 말아야 한다. 만일 딸에게도 아비의 잘못을 묻는다면, 딸은 자신의 능력을 나쁘게 사용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불운한 때문에 벌을 받게 된다. 자기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리를 보장하되 그 능력으로 죄를 지으면 처벌한다. 이것이 근대국가의 원리이다. 법적으로는 그렇다. 사회적으로는 어떠한가? 죄 지은 아비가 감옥에 가면, 키워줄 사람이 없어 보육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