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6.-8. 요약생활 36, 37, 38

2021. 5. 6. 목. 먼지 많음

오전에 도서관에 출근해 공부했다. 버스에서 잠시 졸아 서울대입구역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한 시간 정도 늦었다. 도서관에서 혁명론을 읽었다.

점심에는 윤석 형을 만났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영어를 음성언어학적으로 해설한 교과서였다. 듣자하니 영어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탁월한 삶을 위해 고난을 견디는 모든 이를 응원한다.

늦게까지 수업을 들었다. 인식론과 중국철학사 두 과목 모두 영민 선생님이 발제했다. 많이 지쳐보였다. 그러나 발제 수준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함께 공부하는 同學을 응원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일찌감치 자버렸다.

오늘 공부한 것: 『혁명론』 4장까지 정독.


2021. 5. 7. 금. 누렇고 소나기 후 황사

새벽에 일어나 학교에 일찍 출근했다. 책을 보던 중에, 바람에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소나기가 쏟아지기에 창문을 닫으려고 창가에 갔는데, 하늘이 노랗길래 책을 너무 열심히 읽었나 싶었다. 그런데 그냥 황사였다.

이번에는 좀 엉터리로 책을 정리했다. 읽기는 제대로 다 읽었는데, 따로 소화해 글로 남길 엄두가 안 났기 때문이다. 대강 추려보니 A4용지 16장이 나왔다. 두 시에 부총장실에서 논문지도를 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내용이었냐”는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나름 열심히 읽었는데 역시 엉터리로 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책은 읽는 것도 중요한데, 읽고 나서 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머릿속으로 계속 “그래서 이게 무슨 말이냐?”하고 물어야 한다. 앞에 어머니를 세워두고 설명하듯 읽어야 한다.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해한 것이다.

논문 지도가 끝나고, 국내 박사를 하는 것은 어떨지 여쭤보았다. 교수님께서 본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훑어 이야기해주셨다. 콕 집어 이야기해주지는 않으셨지만, 여러 사례들을 듣다 보니, 해외에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돈 벌 길을 갖추어 놓고, ‘취미로 논문 읽고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런 삶도 충분히 탁월하다.

저녁에는 ‘복수’에 대해 방송을 하려고 했는데, 미뤄졌다. 굳이 할 수 있었으나 더 이상 읽고 쓸 힘이 없었다. 일찌감치 잠들었다.

오늘 공부한 것: 『혁명론』 모두 정독.


2021. 5. 8. 토. 흐림

일찍 일어나서 하이데거를 읽었다. 오전에는 태욱 누나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태욱의 가족들이 축의금을 맡길 정도로, 내가 믿을 만한 사람으로 된 것 같아 부담되면서도 감사했다. 열심히 돈을 지키고, 밥 먹고 나왔다.

안산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곧장 낙성대로 갔다.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왔다. 『존재와 시간』 2편 2장은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였다. 앞서 이야기한 것들과 다소 다른 논조로 자기 이론을 풀고 있었기 때문이다. 1편에서는 그의 독특한 존재론을 ‘구조적 측면’에서 풀어 어떤 가치판단도 허용하지 않았다면, 2편에서는 ‘본래적 삶authentic life’를 긍정하는 방향으로 몰래 선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2장은 일상적 삶에서 본래적 삶으로 이행할 수 있음을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이행’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었다.

어버이날이어서 저녁에 가족들이 모였다. 저녁 때를 놓쳐 귀가했더니, 아버지와 매형이 술에 취해 잠들어 계셨다. 기쁘게, 생존한 가족들과 수다를 떨고 손흥민의 경기를 봤다.

모처럼 길게 잠들었다.

오늘 공부한 것: 『존재와 시간』 2편 2장 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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