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1. 요약생활 21

2021. 4. 21. 수. 맑은데 먼지로 흐리고 좀 더움

흥미로운 생각을 하나 했다. 나는 요즘 정치에서 화두가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이남자라고들 하는 20대 남성들이 여당 지지층에서 대거 이탈한 이유가, 도덕성 운운하며 이전 정부를 탄핵하더니 결국 네들도 똑같은 놈이었구나, 하고 비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전 회사에서(특히 초창기에는 20대 남성으로’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구성원 비율이 편중됐는데, 놀랄 만큼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었다) 일할 때에도 위선이 주요 비판 지점이었다. 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나쁜데, 안 나쁜 체 하는 사람이 이중으로 나쁘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라리 착한 체라도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낫다. 그들의 생각을 비판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소위 카르텔 정당이라고 하는, 정체성을 상실한 정당들을 봤을 때 떠오르는 혐오감을 이러한 솔직함으로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민을 위한다면서 재산세를 낮추자는 정책을 제시하거나(‘서민’의 정의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민은 대체로 재산소득 대비 근로소득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이 정책은 위선이다), 페미니즘 정신을 지지한다면서 성범죄를 일삼는 정당은, 솔직히 말해 역겨울 지경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정치적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정치적이라는 말과 실험이라는 말이 얼마나 어울릴 지는 모르겠지만) 한다. ‘아주 아주 아주 솔직한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이 정당에 유일한 당헌이 있다면, ‘거짓말 하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이 기획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권력을 얻어야 하는 정치와 거짓말 하지 말자는 도덕을 연관 짓는 순간 정치도 도덕도 실패할 것이라는 아렌트의 생각을 이미 읽었을 뿐만 아니라, 나치즘이나 파시즘, 세습독재 국가에서 보여주는 문제점들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동산 값은 계속해서 올라야 한다”거나, “사적 재산을 모두 압수해야 한다는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는 등의 지극히 극단적인 정체성 정치가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정당을 만들 수 있을까 의심스러우니, 소설로 써 봐도 좋을 것 같다.

하루종일 학과 근로를 했는데, 오늘은 그나마 준수하게 공부한 듯싶다.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한자능력검정시험 신청했다. 동양철학 수업 듣다 보니 흥미가 생긴 탓이다. 5월 15일 토요일이 시험일이다. 그때까지 1817자를 외워야 한다. 그 중에 1/3은 알고 있는 듯한데, 꽤나 도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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