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0. 화. 맑지만 미세먼지 많음
오늘은 글자 그대로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었다. 아홉 시 개관 시간에 출근해서 열 시 폐관 시간에 퇴근했다. 공부를 많이 했느냐 물으신다면 글쎄. 오늘도 어김없이 호기심이 작동해 해야 할 것들을 몇몇 놓쳤으나, 그래도 의미 있는 것들을 많이 읽었다.
특히, 론 풀러를 발견한 점이 아주 자랑스럽다. 현대법학에서 쇠퇴해 가던 자연법사상을 새로 조명한 학자인 데다가, 아렌트와 논의가 비슷한 지점이 있다. 열망의 도덕과 의무의 도덕을 나눈 점이, 그리스인들의 탁월한 삶을 조명했던 아렌트의 관점과 유사했다. 집에 와 찾아보니 베르그송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이라는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풀러의 제자 드워킨이 이 학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계승했는지 비판했는지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아렌트의 법 이론이 자연법사상과 법실증주의의 이분법에서 독자적 의의를 가질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풀러의 에우노믹스가 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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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 위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천역 앞을 지나다 어떤 남성에게 “꼴린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상식 이하의 사람들에 이젠 환멸이 날 지경이다. 지원의 가게 앞에는 매주 술에 취해 서성이는 사람도 있다. 너무 위험하다. 공방을 옮기는 건 어떻겠냐고 물어봤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호신용품을 사주는 게 적절한 대처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목소리를 듣고 위로해주는 일뿐이었다. 무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