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4. 수. 맑고 쌀쌀
에픽테투스는 “바랄 수 없는 것들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욕심내며 살았는가.
오전에 학교에 출근해서 현대인식론 과제를 했다. 지난 주까지 끝냈어야 했는데 대충 하느라 미처 다 하지 못한 탓이다. 원래 하려던 공화국의 위기는 한 자도 읽지 않았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지도교수님께 작은 칭찬을 받았다 하니 다들 제 일처럼 기뻐했다. 그런데 친구 같은 느낌은 아니다. 다들 공부에 진심이다보니 누가 잘한다 못한다 하는 말에 귀가 밝다. 나부터도, 지도교수와 면담을 하고 난 뒤 눈물 흘리는 동학을 보며 마음 썩인 적이 있다. 누가 미국에 있는 어느 대학에 갔다더라 하면 괜히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말은 입을 떠나면 더 이상 내 말이 아니다. 듣는 이의 귀에 닿을 때 그의 희망과 절망이 담긴 소리가 된다. 내 말이 헛소리가 되지 않기를, 그래서 듣는 이로 하여금 헛헛한 마음을 안기지 않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