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봤다. 왠지 모르게 잘못 살고 있다 싶었는데,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짚어주는 영상이었다. 영상에 대해서는 요약했으니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일기 같은 걸 쓰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일기는 아니다. 일기라고 하면 몰아써야 할 것 같으니까. 요약생활이라고 해두자. 핵심은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것. 좀 대충 쓰는 것 같아도, 제때 쓰는 데 의의를 두자. 완벽하게 사는 삶은 없으니까.
요 며칠간 논문 지도를 받느라고 혼이 쏙 나갔다. 그동안 책을 읽되 요약하지 않아서 아무런 지식도 내 것이 되지 않았다. 논문 주제와 목차를 대강 잡아 교수님을 뵈러 갔더니, 책부터 다시 읽으라고 하셨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면 된다. 근데 과제가 좀 많다. 그것도 하면 된다, 꾸준히. 맹자는 고자(告子, 이름이 좀 웃기지만)편에서 물망물조장(勿忘勿助長)이라고 했다. 공부를 할 때에는 게으르지도, 서두르지도 말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죄다 뽑아 말려 죽였다는 송인의 예시를 들면서 ‘조장’만 자세히 설명했다는 점이다. 어차피 공부는 다 열심히 하니, 서두르다 그르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식론 수업에서 이론과 관찰의 관계에 대해 배웠다. 실험으로 엄격히 변인을 통제하는 것은 감각을 통한 관찰진술을 더욱 순수하게 하려는 것인데, 그 진술이 과연 순수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관찰진술에는 이론이 언제나 개입한다. 전자현미경처럼 감각능력을 벗어나는 관찰이나, 관찰 내용을 진술하는 이론적 체계가 선입견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세계는 넓어지지만 사람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아렌트의 지구소외나 세계소외와도 맞닿은 부분이다.
내일 출근하면, 김대식 교수님 질문 처리해 드리고, 학과 홈페이지에 올릴 교수님들 사진 취합해야지. 어제 무리했으니 일단 오늘은 이렇게 마감. 뿌듯하게 자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