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 거짓말 같이 시작하는 요약생활 1

요약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봤다. 왠지 모르게 잘못 살고 있다 싶었는데,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짚어주는 영상이었다. 영상에 대해서는 요약했으니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일기 같은 걸 쓰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일기는 아니다. 일기라고 하면 몰아써야 할 것 같으니까. 요약생활이라고 해두자. 핵심은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것. 좀 대충 쓰는 것 같아도, 제때 쓰는 데 의의를 두자. 완벽하게 사는 삶은 없으니까.

요 며칠간 논문 지도를 받느라고 혼이 쏙 나갔다. 그동안 책을 읽되 요약하지 않아서 아무런 지식도 내 것이 되지 않았다. 논문 주제와 목차를 대강 잡아 교수님을 뵈러 갔더니, 책부터 다시 읽으라고 하셨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면 된다. 근데 과제가 좀 많다. 그것도 하면 된다, 꾸준히. 맹자는 고자(告子, 이름이 좀 웃기지만)편에서 물망물조장(勿忘勿助長)이라고 했다. 공부를 할 때에는 게으르지도, 서두르지도 말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죄다 뽑아 말려 죽였다는 송인의 예시를 들면서 ‘조장’만 자세히 설명했다는 점이다. 어차피 공부는 다 열심히 하니, 서두르다 그르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식론 수업에서 이론과 관찰의 관계에 대해 배웠다. 실험으로 엄격히 변인을 통제하는 것은 감각을 통한 관찰진술을 더욱 순수하게 하려는 것인데, 그 진술이 과연 순수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관찰진술에는 이론이 언제나 개입한다. 전자현미경처럼 감각능력을 벗어나는 관찰이나, 관찰 내용을 진술하는 이론적 체계가 선입견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세계는 넓어지지만 사람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아렌트의 지구소외나 세계소외와도 맞닿은 부분이다.

내일 출근하면, 김대식 교수님 질문 처리해 드리고, 학과 홈페이지에 올릴 교수님들 사진 취합해야지. 어제 무리했으니 일단 오늘은 이렇게 마감. 뿌듯하게 자도 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