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철학 독서모임]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설득에는 말보다 삶이 더 중요합니다. 삶은 말이 아니라 그의 행위로 구성되고요. “왜냐하면, 명성과 보상에 따라 정의를 찬양하고 불의를 비난하는 다른 사람들이라면 제가 말을 들었을 텐데,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제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하시지 않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 당신은 그런 문제를 고민하시면서 평생을 보내셨기 때문입니다.”(플라톤, 『국가』 2.367d) 철학책 참…

[취미 철학 독서모임] 사물과 인간의 차이가 있다면

사물과 인간의 차이가 있다면, 사물은 만들어진 그대로 남지만 인간은 계속해서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몸과 지금의 몸이 다르듯이 말이지요. 하지만 인간은 그냥 달라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행한 대로 달라집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벌어지겠지요. 등떠밀려 행동했느냐, 자기가 정한 대로 행위했느냐라는 기준으로요. 인간은 행위하는 존재입니다. 한자로도 행위는 行(행할 행) 자에 爲(될 위) 자를 쓰지요.…

[취미 철학 독서모임] 배움은 누구에게 찾아올까요?

잘 사랑하려면 신격화를 경계합시다.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신격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라는 말이 있지요. 세상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당신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결코 없다고, 오직 당신뿐이라고, 그렇게 표현하고는 싶은데 가진 말이 마땅치 않을 때 쓰는 말입니다. 플라톤은 그럴 때 ‘신’이라는 개념을 빌려서 말합니다. 신은 가장 좋은 것의 원인이라고요. 가장 좋은 것보다 한 발짝 더 좋으니 얼마나…

[취미 철학 독서모임] 그냥 나 자신이 아니라 더 좋은 나를 사랑하세요.

그냥 나 자신이 아니라 더 좋은 나를 사랑하세요. 우리는 혼자 있어도 늘 둘입니다. 원하는 마음과 생각하는 마음으로 나뉘니까요. 사랑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끼고, 도와주고,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하는 일이지요. 자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를 다치지 않게 아끼고,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고, 나다운 내가 되는 일이 바로 자기애입니다. 나쁜 사람을 사랑하면 상처를 받지요. 그래서 나 자신을 사랑할…

[취미 철학 독서모임] 지지 않는 게 이기는 것보다 낫습니다.

지지 않는 게 이기는 것보다 낫습니다. 인간은 원래 이것 저것 섞인 존재입니다. 신처럼 순수하고 멸균된 존재가 될 수 없어요. 나쁜 욕망도 지나침도 언제나 우리를 괴롭힙니다. 이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강인하다는 것은 견뎌 내는 것에서 성립하고, 자제력이 있다는 것은 극복함에서 성립하는데, 마치 지지 않는 것과 이기는 것이 다르듯이 견뎌내는 것과 극복하는 것이 서로 다르기…

[취미 철학 독서모임] 민낯을 드러내야 할까요?

민낯을 드러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과 정상급의 사람들이 하는 말마따나, 우리가 최대의 불의를 짐짓 의젓함으로 분식(粉飾)하여 가질 때, 우리는 생시에도 죽어서도, 신들의 관점에서건 인간들의 관점에서건 제 뜻대로 살게 된다면, 누가 최대의 불의보다도 최대의 정의를 택하겠습니까?”(플라톤, 『국가』 2.366b.) 인간은 꾸미는 동물이지요. 그래서 옷을 입고 화장을 합니다. 좋게 보이려고요. 누구나 압니다. 그 사람이 입은 옷과 얼굴에 바른 화장품은…

[취미 철학 독서모임] 무엇을 읽을까요?

무엇을 읽을까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실 수가 있을까요?”“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플라톤, 『국가』 1.327c3) 말하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맞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일단 상대가 내 말을 듣게 만드는 일입니다. 청중이 안 들으면 없는 말이 되니까요. 청중 입장에서는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일 어렵습니다. 들은 말이 맞는지 따져보는 건 나중 일이니까요. 누구 말이 맞는지보다…

[취미 철학 독서모임]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모여삽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모여삽니다. 정치는 권력다툼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삶이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일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만드는 일입니다. “최상의 정치체제에서 시민은 덕에 따른 삶을 목표로 해서 지배받고 지배하는 능력을 가진 자이며, 또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자이다.”(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제3권 1284a1-2) 물론 좋은 시민이 좋은 정치를 만들지만, 좋은 정치는 다시금 좋은 시민을 길러냅니다. 이 순환고리의 매듭은…

[취미 철학 독서모임]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워요. 실수는 고대 그리스어로 하마르티아라 합니다. 잘못된 판단이라는 뜻입니다. 신은 절대 하지 않고 인간만이 하는 것이지요. 플라톤은 실수하지 않는 인간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분명 아테네 시민들의 실수였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잘못 판단하여(ἁμαρτάνουσιν),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많은 자들을 좋은 이들로 보는 반면, [실제로 좋은] 많은 [자들을] 그와…

[취미 철학 독서모임] 배움은 누구에게 찾아올까요?

배움은 누구에게 찾아올까요? 아는 자는 배울 필요가 없고, 모르는 자가 배워야 하는 법이지요. 그런데 아는 자는 모르는 자를 보고 자기도 모를까 하여 배우고, 모르는 자는 아는 자를 보고 자기도 우쭐해 배우지 않습니다. 한 랍비가 제자에게 물었어요.”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아이의 얼굴은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 있었고, 다른 아이의 얼굴에는 그을음이 없었네. 그렇다면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