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른다는 걸 알기 위해 우리는 공부합니다.
여러분은 철학책을 왜 읽으시나요?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서?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를 하기 위해서? 아마 세상의 사람만큼 많은 의견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수많은 의견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바로 ‘나의 무지를 깨우친다’는 것 아닐까요? 스페인의 현대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그게 “인간만이 지닌 특별한 영광”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자문한다. "어떤 존재가 인식 활동을 할 수 있는가?" 우선 짐승은 아니다. 짐승은 모든 것에 대해 무지하며 심지어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짐승을 무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 신 또한 인식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며 그래서 무엇을 알고자 노력할 이유가 없다. 신과 짐승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며 무지하지만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중간자적 존재만이 스스로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충동을 느끼며 무지로부터 격렬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인식을 향해 나아간다. 이 중간자적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인간만이 지닌 특별한 영광이다. 이 사실이 인간을 문제로 충만한 신성한 짐승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 『철학이란 무엇인가』, 6.)
여러분께서 철학 공부를 왜 하시는지도 한번쯤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는 걸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와의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무지를 깨닫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니까요.
철학 고전 읽고 우리 안의 무지를 관조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