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철학 독서모임]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됩니다.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투명하게 자기 마음을 드러내는 사회…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런 세상에서는 갈등도 싸움도 전쟁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진실되고 거짓이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런 세상에는 사랑도 명예도 믿음도 없을 겁니다. 모두가 서로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까요. 특히 사랑은 거짓 없이는 결코 시작될 수 없을 겁니다. 몰리에르의 희곡 <타르튀프>의 한 장면을 보겠습니다.

오르공의 딸 마리안과 그의 연인 발레르는 서로 사랑합니다. 하지만 둘 다 서로에게 거절당할까 아직 마음을 터놓고 말하지 못했지요. 그런데 오르공이 딸 마리안을 다른 사람에게 결혼시키려고 합니다. 마리안은 이 사실을 발레르에게 알리지요.


발레르: 뭐라고요? 진심으로 그러셨단 말인가요?
마리안: 네, 진심으로요. / 그 결혼을 원하신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어요.
발레르: 그렇다면 / 당신 마음은 어떤가요?
마리안: 모르겠어요.
발레르: 솔직한 대답이군요. / 모르겠다고요?
마리안: 그래요.

(몰리에르, 『타르튀프』, 2막 4장.)

마리안이 그 결혼을 원했다면 발레르에게 이 소식을 전했을까요? 분명 마리안은 발레르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왜 “모르겠다”고 말했을까요? 이걸 이해해야 거짓이 어떻게 우리 삶의 기초가 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철학 고전 읽고 거짓의 힘을 고민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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