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철학 독서모임] 악은 선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악은 선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권선징악만큼 통쾌한 이야기가 없지요? 마동석 같이 힘센 사람이 악인을 두드려 패는 이야기는 늘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에는 강력한 선만큼이나 선명한 악이 필요합니다. ‘누가 보아도’ 악하다고 비난할 만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에 그런 악이 있을까요? 저는 영화 <범죄도시>를 보면서, 마동석이 때려잡는 범죄자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렇게까지 통쾌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이유 없는 행동은 없고, 살다 보면 누구라도 어느 정도는 나쁜 짓을 저지를 테니까요.

더 나아가, 대부분의 악은 선인지 악인지 긴가민가하게 나타나 제 할일을 다 하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마동석처럼 힘센 사람도, 힘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힘을 못 쓰게 된다는 것이지요. 키케로도 이 점에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지성을 가장한 악의보다 삶을 더 많이 파멸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로부터 유익한 것과 훌륭한 것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무수히 많은 경우가 발생한다. 처벌 면제와 절대 비밀이 보장될 때 불의를 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극소수일지!”
(키케로, 『의무론』, 3.17.72.)

요즘 들어 ‘악행’을 ‘영리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현명한 사람은 어떻게 행하는 게 지혜로운 일인지 알겠지요.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합니다.

철학 고전 읽고 껍데기 속의 악을 찾아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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