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움은 누구에게 찾아올까요?
아는 자는 배울 필요가 없고, 모르는 자가 배워야 하는 법이지요.
그런데 아는 자는 모르는 자를 보고 자기도 모를까 하여 배우고, 모르는 자는 아는 자를 보고 자기도 우쭐해 배우지 않습니다.
한 랍비가 제자에게 물었어요.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아이의 얼굴은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 있었고, 다른 아이의 얼굴에는 그을음이 없었네. 그렇다면 두 아이 중에서 누가 얼굴을 씻었겠는가?“
”그야 물론 얼굴이 더러운 아이겠지요.“
제자의 대답에 랍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그렇지 않아.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씻지 않지. 하지만 얼굴이 깨끗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매진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씻는다네.“
”과연 그렇겠군요.“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랍비가 다시 물었어요.
”그렇다면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굴뚝 청소를 마치고 나온 두 아이가 있네. 한 아이의 얼굴은 그을음으로 더러워져 있었고, 다른 아이는 그을음 하나 묻지 않은 깨끗한 얼굴이었네. 두 아이 중 누가 세수를 하겠는가?“
제자가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어요.
”얼굴이 깨끗한 아이겠지요.“
랍비가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두 아이 모두 굴뚝 청소를 했는데, 어떻게 한 아이는 얼굴이 깨끗하고, 한 아이는 더러울 수 있단 말인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실 수가 있을까요?“ 그(폴레마르코스)가 반문했네.
”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 글라우콘이 말했네.
”실제로 저희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사람들일 테니까, 그렇게 마음을 정하세요.“
(플라톤, 『국가』 1.327c3)
배움은 스스로 모른다 여기는 자에게 찾아옵니다. 스스로 모른다 여기는 것, 들으려는 마음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됩니다.
나의 무지를 일깨우는 철학 고전, 함께 읽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