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티] 플라톤, 국가 3, 정치와 교육

1. 인용

... 마땅한 방식으로 양육된 자는 ... [추한 것을] 옳게 피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영혼 안으로 받아들이도록 양육될 것이다. ... 아직 어려서 이유를 말할 수 있게 되기 전이라도, 그는 추한 것을 옳게 혐오하고 싫어할 것이다. ...
그가 말했네. 제게는 아무튼 그것이 시가(예술)를 통한 교육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3.402a)

2. 질서와 교육

https://www.cornwallunderground.co.uk/content/climbing-ladder-above-deep-mine-shaft-underground-adventurer

무질서한 세상을 카오스, 질서 잡힌 세상을 코스모스라고들 하지요. 우리가 사는 이 우주에는 더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누구라도 자신에게 더 좋은 것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좋음의 우열을 질서라 부릅니다. 교육은 이 질서를 알려주는 것이고요.

3. 동굴의 비유에서 학생의 모습

교육받는 사람은 그것이 좋은 것인지 알고 배우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굴의 비유가 설명하는 것도 정확히 이 모습입니다. 묶여 있던 죄수가 풀려나 햇빛을 처음 맞닥뜨리자 느끼는 건 눈을 찌르는 고통이었습니다. 빛 때문에 오히려 동굴 안의 그림자를 분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4. 동굴의 비유에서 선생의 모습

이때 누군가 재촉합니다. “(네가 동굴 안에서) 지금까지 본 것은 다 사기요, 환영이다!” 그 누군가는 동굴 밖 실제 사물을 가리키면서 계속해서 물어봅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대답을 강요하면서 말이지요. 실제 사물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그가 대답을 잘 했을까요?

5. 교육의 두 가지 목적: 상승과 느낌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일상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상승’과 머리보다 마음으로 먼저 알게 하는 ‘느낌’이라는 점입니다. 교육은 당연히 무엇이 더 좋은지 ‘모르는 자’에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가 더 좋은 것을 알게 하려면 그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6. 교육의 효과: 덕

교육의 효과는 다름 아닌 덕입니다. 우리가 앞서 <정치와 좋은 인간> 편에서 살펴 봤던 절제, 용기, 지혜, 정의 같은 것들이지요. 무절제, 비겁, 우둔, 불의에 익숙한 사람을 가르치려면, 가장 먼저 그가 익숙해하는 곳에서 벗어나게 해야 하고, 더 좋은 것을 익숙해 하도록 그를 앞세워야 합니다.

7. 우리 사회에서 교육과 정치

우리나라의 교육이 ‘기득권 입장티켓’이 된 것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지요. 이런 교육은 아이들을 일상에 좀 더 붙들고 머리만 쓰게 만듭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도록 부추기기만 한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삶에서 무엇이 더 좋은지 결코 알려줄 수 없을 겁니다. 교육은 좋은 인간을 만드는 일이어야 하니까요.

8. 철학자의 정치참여와 ‘자릿값’

우리 정치가 ‘자릿값’에 민감한 듯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라톤에게 가장 좋은 인간인 철학자는 결코 돈과 명예를 ‘위해서’ 정치하지 않습니다. 돈과 명예는 타인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정치가 참으로 힘든 것이기 ‘때문에’ 보상해주는 것이니까요. 일상에 파묻힌 사람이라면 결코 이해하지 못할 관점입니다.

9. ‘철학자 왕’의 의미와 우리 정치 시사점

철학자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을 받습니다. 자기보다 못한 자가 그를 지배하는 처벌 말입니다. 이 ‘때문에’ 철학자는 억지로 정치에 뛰어듭니다.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을 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주장은 바로 이 점에 근거합니다. 요즘 특히 우리를 위해 몸 바치겠다는 수많은 정치인들은 무엇을 ‘위해서’ 혹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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